비단독 5G·뒤처진 위성통신·육양국 부족 등 과제 산적
정부 "6G 시대, 글로벌 AI 네트워크 시장 20% 선점 목표"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라는 성과를 이뤄낸 뒤 통신 서비스 시장이 침체 일로를 걷고 네트워크 장비 투자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반성이 나온다.
정부는 인공지능(AI)으로 정의되는 6G 시대가 한 발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신발 끈을 다시 매고 글로벌 AI 네트워크 시장 20% 선점 등을 목표로 한 통신 재도약에 나섰다.
21일 통신 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AI 시대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하이퍼(Hyper) AI 네트워크 전략'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의 추후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지만, 이후 국내 통신 서비스 시장과 네트워크 장비 산업이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다.
통신 시장은 2013년 이후 23조∼24조원 규모에 정체돼 있고 네트워크 투자도 감소하며 국내 장비 산업계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엔비디아,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AI 네트워크 기술·생태계 선점을 위한 전략적 협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국내 산업계 혁신은 정체된 상황이다.
여기에 스타링크 등 해외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본격 개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위성통신 기술이 부족한 점, 해저 케이블이 노후화했고 해저 케이블이 국내에 착륙하는 육양국이 국토 동남권에 편중된 점도 취약점으로 꼽혔다.
과기정통부는 생성형 AI 서비스는 기존의 통신망으로도 수용할 수 있지만, 보다 고차원적인 연산·추론이 요구되는 AI 에이전트·피지컬 AI 발전에 따라 국내 통신망의 성능과 구조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량의 AI 트래픽을 고효율·저전력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망 자체가 컴퓨터 역할을 하도록 진화시켜야 한다. 기지국은 통신을 단순히 중계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AI 연산·제어까지 하도록 지능화가 요구된다.
노키아는 글로벌 월간 트래픽량을 산업용의 경우 80엑사바이트(EB·100만 테라바이트에 해당)에서 638EB로, 무선은 120EB에서 706EB로, 유선은 500EB에서 2천EB로 4∼9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기정통부는 다가오는 AI 시대 유·무선 백본망의 용량을 지금의 4배로 늘려 전체 가구 98%가 광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국 초중고교 등에서 10기가(Gbps)급 인터넷 서비스를 확대한다.
2030년 6G 상용화까지 기지국에 AI 기능이 탑재된 AI 랜을 전국 거점에 500개 이상 설치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통신사 집중 국사 200개, 산업단지 100개, 공항·항만·철도 100개, 교육·의료 시설에 100개를 짓는다.
AI 랜에 국산 AI 네트워크 모델을 활용해 기지국 전력 소모를 30% 이상 절감하고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학습 성능을 결정하는 그래픽처리장치와 서버 간 연결 네트워크 기술을 국산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AI 네트워크 글로벌 시장의 20%를 선점하고 6G 표준 점유율 30% 달성, 매출액 5천억원대 통신 서비스·인프라 기업 5개 육성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28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5G를 구축하는 등 우리나라가 네트워크 기반 AI 기술 선점자(퍼스트 무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sm@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