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참여율도 비슷하지만…월평균 지출액은 고소득층 60% 수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중위소득 가정도 고소득 가정과 마찬가지로 사교육 가격이 오르더라도 사교육비 지출을 크게 줄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중위소득·고소득 가정 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지출액 격차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은철·이인성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무역경제학부 조교수는 학습자중심교과교육학회지 제25권에 게재한 '국내 사교육 소비 현황과 수요 분석: 가구 소득 분위별 가격 탄력성을 중심으로' 논문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내놨다.
2023년 한국노동패널조사 제26차 데이터 가운데 1만1천732가구를 분석한 결과, 중위소득 가정의 사교육 가격탄력성은 -0.64로 추정됐다. 사교육 가격이 10% 오르면 사교육 소비가 6.4% 감소한다는 의미다.
이는 상위소득 가정의 사교육 가격탄력성(-0.62)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위소득 가정의 사교육 가격탄력성(-0.86)과는 차이가 크다.
두 저자는 "중위소득 가구는 사교육비 지출 부담이 커져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소득층과 유사한 소비 패턴을 보인다"며 "반면 저소득 가정은 사교육비 부담이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면, 일부 과목 또는 전체 사교육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율에서도 중위소득 가정(86.0%)과 상위소득 가정(91.3%)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위소득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은 63.9%였다.
다만 사교육비 지출액을 보면 하·중·상위소득 가정 간 격차가 뚜렷했다.
상위소득 가정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은 91만3천원에 달했으나 하위소득 가정은 31만6천원에 머물렀다.
중위소득 가정은 상위소득 가정과 사교육 참여율은 비슷했지만,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은 55만3천원으로 상위소득 가정의 60.6% 수준이었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액 역시 소득에 따라 갈렸는데,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상위소득 가정이 한 달에 사교육비로 72만2천원을 쓸 동안 중위소득 가정은 42만7천원, 하위소득 가정은 21만3만원을 사용했다. 상위소득 가정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하위소득 가정 고등학생의 3.4배에 달하는 셈이다.
저자들은 단순한 사교육비 억제 정책이 아닌 소득 계층별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며 공교육 학습 지원 프로그램의 질적 강화, 학원·과외 시장의 가격 담합 규제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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