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중고차, 車수출 역성장 막았다…수출 84억달러로 작년의 1.8배

연합뉴스 2025-12-21 07:00:04

중고차 빼면 車수출 '마이너스'…미국 관세·현지 생산 영향

HEV 수출 307.5%↑…"해외 벤치마킹해 중고차 경쟁력 강화해야"

자동차 수출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올해 K-중고차 수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자동차 수출의 역성장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고율 관세와 현지 생산으로 신차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1일 산업통상부와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고차 수출액은 84억달러(약 12조4천억원)로 작년 동기(46억달러)보다 8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고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수출은 647억달러에서 660억달러로 2.0%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1%에서 12.7%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중고차분을 제외할 경우 수출액은 601억달러에서 576억달러로 4.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와 현대차그룹의 현지생산 전환 등으로 신차 수출이 주춤했는데 중고차 수출이 그 감소분을 상쇄해준 셈이다.

올해 연간 신차 수출 대수는 약 272만대로 작년보다 2.3%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차의 기술력이 좋아지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중고차로서의 가치도 올라갔다"면서 "올해 원화가 약세였다 보니 가격이 저렴해진 효과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수출용 자동차

올해 1∼10월 중고차 수출 상위국은 키르기스스탄(26억2천360만달러), 러시아(9억980만달러), 카자흐스탄(6억6천460만달러), 아랍에미리트(UAE·3억3천720만달러), 튀르키예(2억6천400만달러) 순이었다.

수출 대수는 리비아(11만9천519대), 키르기스스탄(10만4천738대), 튀르키예(9만3천615대), UAE(4만5천719대), 러시아(4만3천66대) 순으로 많았다.

리비아는 구매력이 낮은 튀니지,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재수출 거점으로서 저가 중고차가 주로 수출되는 반면,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 재수출 통로로 비교적 고가 중고차가 주로 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워트레인별로는 내연기관차가 65억1천110만달러로 전체의 91.5%를 차지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HEV)가 작년 동기보다 307.5% 급증한 5억6천12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전기차(BEV)는 2천860만달러로 16.8% 증가에 그쳤는데,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충전 인프라 문제 등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단지

업계에서는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내 중고차 수출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정준하·맹진규 연구원은 지난 5월 '중고차 수출시장의 부상과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품질 인증 제도를 갖춘 일본과 중국을 벤치마킹 사례로 제안했다.

2023년 중고차 수출 1조엔을 넘긴 일본은 일본중고차수출업협동조합과 일본자동차사정협회 등이 중고차 성능 증명서를 발급하고, 중국은 수출 중고차 품질 관련 국가 표준을 도입한 가운데 연평균 20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보고서는 "미국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환경에서 중고차 산업은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과 부품 애프터 마켓을 활성화하는 촉매제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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