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알파 테스트…완성도 높지만 차별성 다소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글로벌 게임업계의 대세 장르로 떠오르고 있는 익스트랙션 슈팅 게임 시장에 크래프톤[259960]이 'PUBG: 블랙 버짓'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블랙 버짓'은 크래프톤의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 시리즈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신작 슈팅 게임으로, 지난 12일부터 핵심 게임플레이[228670]를 검증하는 클로즈 알파 테스트에 들어갔다.
'블랙 버짓'이 크래프톤의 숙원이던 '배틀그라운드' 뒤를 이를 히트작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직접 플레이하며 알아봤다.

◇ 슈팅·아웃게임 등 기본기 뛰어나
'블랙 버짓'은 시간대가 2002년에 고정돼 각종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콜리 섬'을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총기로 무장한 채 잠수정을 타고 콜리 섬에 들어가 섬에 남아 있는 자원과 연구 자료를 가지고 무사히 탈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야생 동물과 괴생명체는 물론 같은 처지의 다른 이용자들과도 싸워야 한다.
무사히 탈출에 성공하면 가지고 나온 아이템을 장비 강화에 쓰거나 다음 게임플레이에 가져갈 수 있지만, 죽으면 모든 아이템을 잃어버리는 전형적인 익스트랙션 슈팅 게임의 문법을 차용했다.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의 만듦새는 알파 버전임을 감안할 때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칸으로 구분된 인벤토리 내의 저장 공간에 보급품과 노획한 물자를 정리해 담는 시스템, 총알 하나하나를 탄창에 넣어 장착해야 하는 메커니즘 등 플레이어의 체력 대비 높은 총기의 화력 등 캐주얼함보다는 현실성을 강조했다.
익스트랙션 슈팅 게임의 원조 격이 된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보다는 여러 요소가 간략화됐지만, 캐주얼함보다는 현실성에 더 무게를 두고 설계한 점이 엿보인다.
직접 거점을 돌아다니며 작업대, 창고 같은 아이템 강화 장비를 입맛대로 배치하는 아웃게임 시스템도 인상깊었다.
크래프톤 펍지스튜디오가 '배틀그라운드'에서 쌓아올린 오픈월드 디자인 역량도 '블랙 버짓'에서 빛을 발한다.
콜리 섬 곳곳에 배치된 거주구역과 연구소 등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커다란 댐이나 맵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장벽,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다리와 검문소 등 개방된 공간과 폐쇄된 공간의 조화가 훌륭하다.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음산한 느낌을 주는 콜리 섬의 분위기와 적절한 음향 효과도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 경쟁작 대비 차별성은 떨어져…소통이 성패 가를 듯
'블랙 버짓'은 오래된 개발 기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시장에 안착한 경쟁작 대비 이렇다할 자신만의 무기는 부족해 보였다.
AI가 조종하는 적들은 개성이 부족하고,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보다는 굳이 총을 쏴서 내 위치를 다른 사람에게 노출하게 만드는 성가신 방해꾼에 불과하다.
맵 진입 전 시작 지점을 정하는 시스템이나 물자를 실은 드론을 기지로 보내 안전하게 확보하는 시스템은 독창적이라고 느껴졌지만, '블랙 버짓'에서 그 이상의 뚜렷한 차별점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
'블랙 버짓'은 2022년 2월 크래프톤의 전년도 4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처음 존재를 드러냈지만 오랫동안 소식이 없다가 지금 와서야 알파 테스트를 시작했다.
4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익스트랙션 슈팅 게임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
'타르코프'가 특유의 하드코어한 시스템으로 운영상의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골수 팬층을 자랑하고 있고, 그 아류작인 '아레나 브레이크아웃 인피니트'는 조금 더 순해진 하드코어함과 무료 라이브 게임이라는 장점을 살려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안착했다.

넥슨 엠바크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도 독특한 아트와 게임플레이 시스템 덕분에 현재까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블랙 버짓'같은 후발 주자가 취할 전략은 개발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이용자 피드백 수용이다.
신작 출시에 따른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는 게임업계에서는 개발 초기부터 게임을 이용자들에게 과감히 공개하는 제작 방식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
앞으로 '블랙버짓' 제작진에게 남은 숙제는 익스트랙션 게임의 코어 팬층이 기존 선발 주자 게임에서 아쉬워하던 요소가 무엇인지, '배틀그라운드' 팬들이 원하는 경험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소통 과정일 것이다.
jujuk@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