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지중해에서 처음으로 러시아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항공 드론으로 공습했다고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과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SBU는 우크라이나에서 2천㎞ 떨어진 지중해 중립 해역에 있던 유조선 켄딜호를 공습해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그림자선단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 러시아에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하는 선박으로 많게는 1천 척으로 추정된다. 이들 선박은 국적을 자주 변경하고 누구 소유인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공격 당시 켄딜호에는 석유 등 화물이 실려 있지는 않아 환경 오염 문제는 없다고 SBU 당국자들은 말했다.
SBU 소식통이 외신에 제공한 영상을 보면 유조선 한 척의 갑판 쪽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는 이 선박이 켄딜호가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촬영된 위치나 시간은 파악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해양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린트래픽 데이터에 따르면 오만 선적인 켄딜호는 인도 시카 항에서 출발해 러시아 발트해 우스티 루가 항을 향해 항해 중이었으며 그리니치 표준시로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리비아 쪽 바다에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몇 주간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흑해에서 공습해 왔다. 일부 선박은 튀르키예 해안선을 따라 항해하며 항구를 빠져나가는 것이 목격됐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SBU 한 소식통은 AFP에 이번 작전에 대해 "전례 없고 새로운 특수 작전"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지중해에서 군사 작전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이번 공격은 흑해보다 먼 지중해 해상이었을 뿐 아니라 항공 드론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영국 해양 위험관리 기관 뱅가드는 "이번 일은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 수출망과 연관된 해상 자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무인 항공 시스템 활용이 급격하게 확장됐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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