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 한잔", "딸 데리러"…'연말 불금' 음주운전 적발 속출

연합뉴스 2025-12-20 00:00:12

강남권 2시간 단속서 7명 붙잡혀…6명 면허정지·1명 취소

서울 강남역 인근서 음주단속 중인 경찰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다시 쭉 부시면 됩니다. 천천히. 더 더 더…"

19일 오후 9시 36분께 서초구 양재동 말죽거리보도육교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 A씨의 음주 측정기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37%라는 숫자가 표출됐다. 면허 정지 수준이지만, 과거 한 차례 적발 전력이 있는 A씨는 면허가 취소됐다.

A씨는 그제야 "저녁 식사를 하며 맥주 두세 잔을 마셨다"며 "20∼30분 전에 서초구에서 출발해서 송파구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고 실토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오후 10시 15분께엔 딸을 태우고 도곡동 집으로 향하던 유모(47)씨가 같은 장소에서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45%, 면허 정지였다.

유씨는 "6시쯤 집에서 밥을 먹으며 맥주 한 병을 마셨다"며 "딸을 학원에서 데리고 와야 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유씨에게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하도록 조치했다.

서울 양재역 인근서 음주단속 중인 경찰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9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음주 사고 다발지인 강남역·교대역·양재역 일대에서 집중 음주 단속을 벌였다. 경찰관 71명, 순찰차·오토바이 20대가 동원됐다.

대대적인 음주단속 현장을 보자 경찰관들을 응원하듯 손뼉을 치는 시민들도 있었다.

단속 현장 중 한 곳인 강남역 11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박모(62)씨는 "술 마시려고 대중교통을 타고 왔다"며 "매번 이렇게 단속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씨의 친구 심모(62)씨도 "음주운전은 다른 사람도 해치지 않느냐"며 "경찰들이 고생 많다"고 거들었다.

이날 단속에서는 면허 정지 6건, 면허 취소 1건 등 총 7건이 적발됐다.

경찰은 연말까지 강남권 대로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단속을 벌인다.

박오수 수서경찰서 교통과장은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는 행위"라며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2yulri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