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지난달에만 MDL 10회 침범…남쪽에 지뢰매설 동향도(종합)

연합뉴스 2025-12-20 00:00:08

'경계 오인' 가능성에 무게…軍, '北도발에 사격 자제 지시' 보도는 부인

합참, 최근 북한군 동향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북한군이 지난달에만 10차례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침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합참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은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총 16번 MDL을 침범했다.

북한군의 MDL 침범은 특히 지난달에 집중됐다. 지난달 4일부터 23일까지 이틀에 한 번꼴로 MDL 침범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고성이 6회로 가장 많았고, 경기 연천 3회, 강원 화천 1회 등이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이 11월부터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을 하고 있고, 고성의 특정 지역 MDL이 위쪽으로 뾰족하게 돼 있어 북한군의 침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MDL 침범에 대해 경고방송·경고사격으로 대응했으며, 모든 사례에서 북한군이 퇴거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북한군의 MDL 침범에 대해 군이 경고사격 없이 경고방송만 한 사례도 4차례 있었는데, 이는 북한군이 우리 측 경고방송에 퇴거했기 때문이라고 합참은 밝혔다.

군은 북한군이 MDL 이남 지역으로 넘어와 지뢰매설 작업을 한 동향도 여러 차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애초 MDL 남쪽에 지뢰를 매설하려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북한은 2023년 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한 이후 비무장지대(DMZ) 내 MDL 이북 지역에 지뢰를 매설하고 철책선을 설치하는 등 국경선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우리 군은 이를 점을 고려해 북한군이 경계를 오인하고 MDL 이남으로 넘어와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MDL은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MDL 표지판으로 구분하는데, 이 표지판들이 50년 넘게 방치되면서 맨눈으로 볼 때 남북간 경계가 모호한 구역이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는 지난달 17일 북한에 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지난달 17일 이후로도 북한군은 4차례 MDL을 침범했다.

다만 최근 겨울철에 접어들어 북한군의 DMZ 작업이 일시 중단했고, 이에 따라 MDL 침범 사례도 이전처럼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군은 전했다.

한편,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북한군이 도발해도 사격을 자제하라고 국방부가 지시했다'는 이날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원칙대로 대응하고 있으며 작전 수행 절차도 변경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k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