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우려 완화 호재에도 日금리인상 결정에 상승 탄력 제한
기관 8천567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견인…외인은 7천901억원 순매도
삼성전자 1.2%↓·하이닉스 1%↓…코스닥 상승세엔 정부 정책 기대감 반영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증시를 짓누르던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회의론이 한풀 꺾인 가운데 코스피가 19일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04포인트(0.65%) 오른 4,020.55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61.27포인트(1.53%) 오른 4,055.78로 개장한 이후 오름폭을 줄이기 시작해 오전 10시 14분께엔 한때 3,997.05까지 밀렸으나, 곧 '사천피'를 회복한 뒤 상승폭을 조절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2.0원 내린 1,476.3원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홀로 8천56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7천901억원을 순매도했고,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 9천63억원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753억원 매도 우위였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1천63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도 1천278억원 매수 우위였으나, 기관은 2천918억원 매도 우위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9%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8% 뛰었다.
미국 오라클이 추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가 핵심 투자자 이탈로 난관에 봉착했다는 소식에 얼어붙었던 기술주 투자심리가 마이크론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계기로 녹아내리면서 반등의 불씨가 됐다.
이날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내놓은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올라 시장평균전망치(3.1%)를 밑도는 수치였던 것도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21%와 0.91%씩 내린 채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과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대량의 매물이 출하된 영향이다.
반면 여타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체로 상승했다.
삼성물산[028260](3.97%), 두산에너빌리티[034020](3.89%),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3.88%), HD현대중공업(3.37%), 현대차[005380](2.12%), 신한지주[055550](1.44%) 등이 올랐고, 삼성바이오로직스(-0.29%)는 내렸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부품(3.05%), 기계·장비(2.71%), IT서비스(2.54%), 증권(2.35%), 오락·문화(1.95%), 전기·가스(1.83%), 유통(1.50%), 보험(1.43%) 등이 상승했고, 전기·전자(-0.66%)와 섬유·의류(-0.35%) 등은 하락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호재성 이슈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탄력적인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4,000선 지지력 테스트를 이어갔다. 오늘 장 중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일본은행(BOJ) 이슈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BOJ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년래 최고치인 0.75%로 인상했다. 다만, 시장에서 우려했던 급격한 엔화강세는 없었고, 오히려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양상이 나타났다.
두 연구원은 "BOJ 금리 결정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했다. 다만 엔화 약세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 확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매도를 자극, 코스피 상승 탄력을 제어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날을 마지막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와 미국 실물지표 확인 국면을 넘어선 데다, AI 버블 논란도 잦아든 만큼 내주부터는 산타 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 연구원 등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를 하회했고,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2배 밑으로 내려왔다. 불확실성 완화와 투자심리 개선만으로 탄력적 상승이 가능한 밸류에이션 저평가 영역에 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전장보다 13.94포인트(1.55%) 오른 915.27에 거래를 종료했다.
지수는 8.37포인트(0.93%) 오른 909.70으로 개장한 뒤 한때 899.25까지 밀렸으나 곧바로 반등, 오후 2시께엔 922.10까지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표된 코스닥 활성화 대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부재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1천91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92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홀로 2천81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삼천당제약[000250](5.99%), 로보티즈[108490](5.06%), 알테오젠[196170](3.94%),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3.68%), 리가켐바이오[141080](2.81%) 등이 올랐고, 에임드바이오[0009K0](-2.90%), 에코프로[086520](-1.63%), 리노공업[058470](-0.83%) 등은 약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6조821억원과 11조4천56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정규마켓 거래대금은 5조1천143억원이었다.
hwangch@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