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中대사 "日, 침략 당시 대만서 범죄…65만여명 죽여"

연합뉴스 2025-12-19 17:00:04

다카이치 '반성' 언급에도 발언 철회 재차 촉구하며 여론전

유엔 총회 회의장의 푸충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대만 유사시'를 둘러싼 중일 갈등 속에 푸충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가 유엔 회의에서 일제가 과거 대만 식민 통치 시기 저지른 범죄를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푸 대사는 이날 '모든 형식·양태의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첫 국제 기념일' 관련 유엔 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역사적으로 일본이 중국·한반도·동남아를 침략하고 잔인무도한 식민 통치를 했다"며 "일본 침략자들이 대만에서 필설로 모두 표현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만 동포 65만여명이 일본군의 칼 아래 참혹하게 죽었고 대만 청년 약 20만명이 강제로 입대했으며 대만 여성 2천여명이 강제로 위안부가 됐다"고 열거했다.

또 "대만 토지의 70%가 강점됐고 탄광·금광 등의 자원이 파괴적으로 개발됐다"면서 "대만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한 페이지"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7일 '대만 유사시' 일본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뒤 중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당국이 일본을 지지하고 나서자 중국이 일본의 식민 지배기 범죄를 언급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6일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에 대해 "종래 정부 입장을 넘은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을 반성할 점으로 삼아 향후 국회 논의에 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나, 푸 대사는 발언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푸 대사는 "세계가 아직 식민주의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전복을 꾀하는 모든 언행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서 역사적 죄책을 깊이 반성하고 대만 문제 관련 정치적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선을 넘는 도발을 즉시 중단하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전후 전범재판을 통해 전범들이 영원히 '역사의 치욕' 기둥에 못 박혔다면서 "침략 역사의 부정·왜곡, 군국주의의 재득세, 역사적 비극의 되풀이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