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서 여천NCC·롯데켐 통합 검토…LG·GS도 공동 감축
대산서 LG·한화 협력 논의…'샤힌' 변수 속 울산도 재편안 마련
정부, 내주 업계 간담회…금융·세제 등 지원방안 논의할 듯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강태우 기자 = 정부가 정한 석유화학 구조조정안 제출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업계가 감축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 조정안 제출을 마무리했다.
대산에 이어 국내 최대 석화단지인 여수, 그리고 울산까지 사업 재편 계획이 마련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최대 370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목표 달성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 대산·여수·울산 중심 재편…산단 단위 감축 현실화
1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이날 오후 산업부에 재편안을 제출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 기업이 이날 중 제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여수산단 내 GS칼텍스와 협력해 재편안을 마련한다. LG화학은 총 200만t 규모의 NCC 2기(1공장 120만t, 2공장 80만t)를, GS칼텍스는 90만t 규모의 NCC 1기를 가동 중이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합작법인(JV)을 설립한 뒤 설비가 노후하고 GS칼텍스 공장과 거리가 먼 LG화학 1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재편안에 담은 것으로 예상한다.
여천NCC의 재편안에는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3공장(47만t) 폐쇄와 함께 롯데케미칼과의 통합 방안이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여천NCC 1공장(90만t)·2공장(91만5천t), 롯데케미칼 여수공장(123만t) 가운데 하나를 추가로 폐쇄하는 방안이 논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최소 137만t에서 최대 170만t 감축이 가능하다.
대산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가장 먼저 지난달 구조조정 계획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110만t 규모의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폐쇄하는 재편안을 제출했다.
여기에 이번에 한화토탈(152만5천t)과 LG화학(130만t)도 공동 구조조정 또는 협업 모델을 검토해 재편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산단에서는 SK지오센트릭(66만t), 대한유화(90만t), 에쓰오일(18만t) 등 3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공동으로 재편안을 낸다.
이들 기업은 다운스트림 최적화 방안을 우선 도출한 뒤 NCC 감축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나눠 온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산단은 폴리머를 중심으로 한 중소·중견 다운스트림 기업이 100곳에 달해 지역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단계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더해 내년 6월 180만t 규모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을 앞두고 있어 생산량 조절 역시 시급한 상태다.

◇ 정부 목표치 달성할 듯…금융·세제 등 지원방안 논의
업계가 제출한 이번 재편안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정부 목표치를 충족하거나 이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부는 석유화학 구조 재편의 핵심 목표로 에틸렌 기준 최대 370만t 규모의 공급 과잉 해소를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용 및 지역경제 영향을 고려해 구체적인 감축 규모가 정해지려면 내년 상반기까지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부는 구조조정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금융과 세제 지원, 규제 완화 등을 연계한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채권단은 지난 16일 양사를 사업재편기업으로 선정하고 채무 만기를 연장하기로 결의했다. 이르면 내년 2월께 최종 패키지 방안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각 4천억원씩 총 8천억원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하는 안 등을 제시하고, 스페셜티 전환 등을 위한 신규 자금 지원과 영구채 발행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오는 22일 LG화학·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SK지오센트릭·에쓰오일 등 10개 기업 CEO와 만나 이 같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출안은 각 사가 최종 손익 계산을 끝낸 확정안이라기보다는 산업부 간담회를 앞두고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향후 감축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세부 조율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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