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후예' 중앙아 고려인의 삶 조명 사진전 서울서 개최

연합뉴스 2025-12-19 16:00:14

23∼27일 상계예술마당서 김상욱·이현경 작품 50점 소개

"카자흐스탄 30년 거주하며 고려인 치열한 삶과 대자연 기록"

김상욱·이현경, 고려인 삶 조명 사진전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서울 노원구 상계예술마당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고려인의 삶과 터전을 소개하는 특별 사진전이 열린다.

오는 23∼27일 '독립군의 후예 고려인이 사는 땅, 중앙아시아'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사진전은 카자흐스탄 알마티고려문화원장이자 카자흐스탄인민의회 친선대사 겸 수산외대 특임교수인 김상욱 한인일보 대표와 부인으로 카자흐-한국 양국 청소년 교류에 앞장섰던 이현경 전 카자흐국립대 한국학과 교수의 작품이 소개된다.

카자흐스탄에서 30년째 거주 중인 김상욱·이현경 작가는 "광복 80주년을 가장 뜨겁고 의미 있게 맞이한 고려인 동포들의 치열한 일상과 그들이 뿌리내리고 사는 땅인 중앙아시아의 광활한 대자연을 동시에 카메라에 담았다"고 밝혔다.

전시는 고려인, 중앙아시아의 대자연이라는 두 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당시의 현장 사진을 출품했다. 김 작가는 "크즐오르다에서 홍장군의 유해를 수습하던 현장의 분위기와 국군 의장대가 카자흐스탄 의장대로부터 홍장군의 유해를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고 넘겨받던 그날을 카메라에 담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황운정 묘를 참배하는 후손

전시에서는 중앙아시아에 첨단 벼농사 기술을 전수한 고려인들의 벼 수확 모습 등을 담은 작품도 소개된다. 홍범도가 생전에 거주했던 크즐오르다는 중앙아시아 최대의 벼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 작가는 아직도 한식과 설날, 돌잡이와 같은 우리의 풍습과 전통문화를 지켜가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의 일상을 집중적으로 촬영했다. 밥을 주식으로 하고 반찬을 곁들여 먹는 우리의 식문화를 지켜온 모습을 담았다.

이와 함께 톈산산맥과 여기서 발원한 강줄기들이 만들어낸 신비롭고 아름다운 대자연도 소개한다.

김 작가는 "우리 사회가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 더 나아가 이들이 사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갖게 해 한민족의 지평을 넓히려고 전시를 마련했다"며 "이는 고려인 사회에 대한 작은 선물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 준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사회와 한국에서 성원해준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마련한 전시"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2010년 한국의 '카자흐스탄의 해'를 기념해 열었던 '카자흐의 인간풍경' 사진전 이후 한국에서 개최하는 두 번째 사진전이다.

알마티 근교에서 바라본 톈산산맥 전경

wak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