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총기난사 이후 64만 정 수거…전국 '성찰의 날' 지정
경찰, 총격범과 이념적 연관성 있는 폭력 모의범 7명 체포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15명의 희생자를 낳은 호주 시드니 유대인 축제 총기 테러 사건을 계기로 호주 정부가 민간 소유 총기 수십만 자루를 사들여 폐기하는 총기 수거 사업에 나선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의 "끔찍한 사건은 우리의 거리에서 더 많은 총기를 없애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현재 호주에 약 400만 정의 총기가 있으며 이 중 새로 금지 대상이 된 총기, 불법 총기, 불필요한 총기 등 수십만 정을 수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총기를 사들이는 데 드는 보상금은 연방정부와 주·준주 정부가 균등하게 분담한다.
앞서 1996년 남부 태즈메이니아주 포트아서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35명이 숨진 뒤 호주 정부는 금지 총기 약 64만 정을 약 3억400만 호주달러(약 2천970억원)에 사들여 폐기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포트아서 참사 이후 호주의 총기 관련법이 대폭 개정됐다"면서 이번 총기 회수 사업이 1996년 포트아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시드니 유명 해변 본다이 비치의 유대인 명절 축제에서 인도 출신 아버지 사지드 아크람(50)과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이 총기를 난사해 15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현장에서 사살된 사지드는 총기 소지 허가증을 갖고 6정을 합법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나타나 호주 총기 규제법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금주 초 호주 연방정부 내각은 개인이 소유 가능한 총기 수 제한, 무기한 총기 면허 발급 제한, 합법인 총기 종류 제한, 호주 시민권자만 총기 소유 가능 등의 내용을 담은 총기 규제법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오는 21일을 전국적인 '성찰의 날'로 지정했다면서 사건 발생으로부터 정확히 1주일이 되는 21일 오후 6시 47분에 촛불을 켜달라고 국민에 호소했다.
그는 "이날은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하며 그들을 감싸 안고 모든 호주 국민이 그들의 슬픔을 나누는 날"이라면서 "잠시 멈춰 서서 성찰하고, 증오와 폭력이 결코 호주 국민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지 못할 것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또 이와 별도로 새해에 '국가 애도의 날'을 지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에도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 사회에서 반유대주의라는 악을 뿌리 뽑겠다"면서 반유대주의 등 증오 발언·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전날 저녁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폭력 행위가 계획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시드니에서 차량 두 대를 검문, 타고 있던 남성 7명을 체포했다.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출신인 이들은 사건 장소인 본다이 비치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며, 경찰은 이들로부터 칼 한 자루를 압수했다.
경찰은 성명에서 이들이 극단적 이슬람주의라는 이념 면에서 시드니 테러범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초기 수사 단계에서 이들과 시드니 테러 공격의 명확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들이 제기하는 구체적인 위협이 확인되지 않아 곧 풀려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관련 법에 따라 이들을 최대 7일간 구금해 조사할 수 있다면서 기소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