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銀, 엔저·고물가에 기준금리 인상…금융정상화는 험로 예상

연합뉴스 2025-12-19 13:00:13

금리인상 기조 이어갈 듯…다카이치 총리 '경제성장' 기조는 변수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포인트 인상한 데는 엔저(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한 물가 급등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내년도에도 임금인상이 이어지고, 미국 관세정책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가벼운 점, 향후 급격한 금리 인상 리스크 방지라는 측면도 작용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했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계속돼온 엔저 현상이 수정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일본은행 건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앞으로도 계속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며 금융 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지만, 이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어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일본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의 버블 경기 붕괴 이후 물가 하락이 계속되며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엔저를 통한 수출 확대로 경기 부양을 하겠다며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해 왔다.

실제 엔저는 주가 상승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은 효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엔저는 수입 제품의 가격 인상을 불러왔다. 최근 몇 년간 급격한 물가 상승이 금융완화 정책의 부작용이다. 물가 상승은 서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지면서 일본은행은 물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나 여권에도 상당한 부담이 돼 왔다.

일본은행은 경제물가정세 전망(전망 리포트)에서 앞으로 "미국의 고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물가 상승도 다소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환율과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방침으로 전해졌지만,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금융완화를 지향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결이 다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일본은행이 이날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내년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금융 시장 상황, 다카이치 총리와 여당의 의지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