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美봉쇄령' 와중 중국행 초대형유조선 2척 출항허가"

연합뉴스 2025-12-19 06:00:09

로이터 "美제재 대상 선박은 아냐"…베네수 부통령, 석유부문 지속가동 재확인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 호수 위 유조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 행정부의 '제재 대상 유조선 봉쇄령' 속에 초대형 원유 운반선(Very Large Crude Carrier·VLCC) 2척의 출항을 허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운영에 정통하다는 소식통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의 원유 수출 상황과 관련해 로이터에 이렇게 전하면서 "이들 선박이 추적 송신기를 끈 상태로 항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유조선들은 미국 제재 대상 목록에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앞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선박에 대한 격리 조처를 발표하면서 '합법적' 유조선의 경우엔 항행을 보장한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 내부 문서에 따르면 각 유조선은 약 190만 배럴의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메레이·Merey)를 실은 상태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목적지는 중국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 제재로 원유 판로를 찾지 못한 베네수엘라에 손을 내민 'VIP 고객'이다.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수출량의 약 80%를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계 글로벌 석유 기업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100만 배럴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셰브론이 '시루비'(Searuby) 호에 '화물' 적재를 완료했으며, '미네르바 애스트라'(Minerva Astra) 호에 추가 적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셰브론 선박은 미국 제재 대상이 아니다.

미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를 '강탈'하려는 야욕을 보인다며 반발하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는 원유 수출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베네수엘라TV(VTV)와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언론을 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겸 석유부 장관은 이날 카라카스에서 열린 에너지 산업 관련 회의에서 "석유 산업은 우리 경제 회복의 중추"라며 "국가 석유 산업의 모든 단계에서 운영 연속성을 보장하며 관련 부문을 끊임없이 가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