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아공 관계 악화일로…美 "책임 묻지 않으면 가혹한 결과"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8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정부가 이 나라에서 아프리카너스(Afrikaners·17세기 남아공에 이주한 네덜란드 정착민 집단)를 돕던 미국 공무원들을 구금했다며 맹비난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대변인실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남아공 정부가 아프리카너스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직무를 수행 중이던 미국 공무원들을 최근 구금한 것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더해 우리 미국 공무원들의 여권 정보를 공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형태의 괴롭힘"이라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이는 남아공에서 공무 중인 미국 정부 인원에 대한 위협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은 해외에서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활동하는 정부 공무원 또는 미국인에 대한 이러한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 식별 정보의 공개는 공무원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아공 정부가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데 실패한다면 가혹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남아공 정부가 이 상황을 통제하고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즉각적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언급한 사건은 지난 16일 남아공 내무부가 현지에서 난민 프로그램 신청을 처리하는 기관을 현장 단속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속으로 해당 기관에서 일하던 케냐인 7명이 붙잡혀 추방됐으며, 미국 공무원을 체포하지는 않았다고 남아공 내무부는 밝혔는데, 이는 '미국 공무원들이 구금'(detention of U.S. officials)됐다는 국무부의 이날 주장과 다르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과 남아공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부는 남아공이 아프리카너스 등 소수의 백인 농민이 박해당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해왔으며, 남아공 백인을 난민으로 인정하면서 미국 정착을 돕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남아공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보이콧했고, 이달 1일부로 2026년 G20 의장국을 맡은 이후에는 남아공을 G20 관련 회의에서 배제하고 대신 폴란드를 포함했다.
min22@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