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트럼프 이민정책에 비판적인 '닮은 꼴' 힉스 대주교 임명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뉴욕 대교구 수장에 개혁 성향의 무명 주교를 임명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대주교를 교체한 것으로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미국 가톨릭교회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일리노이주 졸리엣 교구장인 로널드 힉스 주교를 뉴욕의 차기 대주교로 임명했다.
뉴욕 대교구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구로 맨해튼 등 7개 카운티의 가톨릭 신자 280만명이 속해있다.
힉스 대주교는 미국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 단속을 비판하며 이민자들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는 등 개혁 성향이 짙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미국 가톨릭교회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은 교황청이 관심을 기울이는 현안으로, 레오 14세는 여러 차례 그의 이민 정책을 비판해 왔다.
힉스 대주교는 시카고 남부 출신으로 라틴아메리카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닮은 꼴이다.
미국 교회 전문가인 데이비드 깁슨은 "힉스는 뉴욕뿐 아니라 미국 교회 전체에서도 새로운 장을 여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뉴욕 대주교 인사를 단행하면서 현직인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사임하게 됐다.
돌런 추기경은 교회법에 따라 75세가 된 올해 2월 사임의 뜻을 밝혔다. 추기경들은 통상 사임 의사와 무관하게 의무 정년인 80세까지 봉직하는 경우가 많다.
돌런 추기경은 미국 가톨릭교회에서 대표적인 보수 인사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에서 기도 연설을 맡았고 총에 맞아 숨진 우익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를 '현대의 성 바오로'로 칭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rock@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