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세계평화의 날 맞아 메시지 공개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레오 14세 교황이 핵억지력과 인공지능(AI) 등 기술 진보가 군사 분야에서 악용되면서 무력 분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18일(현지시간)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공개한 바티칸 세계평화의 날 메시지에서 "기술의 추가적 진보와 AI의 군사적 적용이 무력 분쟁의 비극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생사에 관한 결정이 점점 더 기계에 위임되면서 정치·군사 지도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모든 문명을 지탱하고 보호해 온 인문주의의 법적·철학적 원칙에 대한 전례 없고 파괴적인 배신"이라고 질타했다.
보호를 명분으로 한 핵 개발은 '정당방위 원칙을 한참 넘어선 대결 논리'라고 꼬집었다.
교황은 "핵 억지력의 억제 효과는 법·정의·신뢰가 아니라 두려움과 힘이 지배하는 국가 관계의 비이성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쟁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는 것, 공격에 대응하지 않는 것, 폭력에 폭력으로 되갚지 않는 것이 오히려 결함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AI 등 기술의 오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교황은 지난 달 교황청 생명학술원이 주최한 'AI와 의학 포럼'에 보낸 메시지에서 기술 발전의 혜택을 인정하면서 AI의 윤리적 활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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