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사란 무엇인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한자의 기분 = 최다정 지음.
한자는 수천 년 된 유서 깊은 글자다. 역사가 깊다는 건 사연도 많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웃고, 울며 생활한 서사가 한자엔 응집돼 있다. 또한 표의(表意) 문자이기 때문에 문자마다 의미를 담고 있다.
가령, 이름을 의미하는 명(名)자는 인공의 빛이 없던 시절, 해가 떨어진 뒤 나를 입증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어둠이 내리면 타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기에 스스로 이름을 밝히며 본인을 증명해야 했다. 저녁(夕)과 입(口)이 만나 이름(名)이라는 글자를 이룬 이유다.
독일에서 중국학을 공부하는 한문학자인 저자가 한자에 관해 쓴 에세이다. '살아있는 기분' '색깔의 기분' '계절의 기분' '얼룩을 닦는 기분' '헤아리는 기분' 등 열두가지 테마로 분류해 글을 썼다.
땅 위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형상을 담은 '생'(生)은 원래 태어남을 의미했는데, 이후 살아가다, 나아가 삶 전체를 아우르는 말로 확장됐다고 한다. 책에는 이런 한자에 대한 정보와 함께 삶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 따뜻한 이야기도, 위로가 되는 이야기도, 쓸쓸한 이야기도 있다.
한겨레출판. 268쪽.

▲ 이주사란 무엇인가? = 크리스티아네 하르치히·디르크 회르더·도나 가바치아 지음. 이용일 옮김.
저자들은 동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 호모 사피엔스의 이동부터 시작해 농업 혁명기, 지중해 세계와 실크로드의 교류, 15세기 이후 대서양 노예무역과 제국주의 시대의 쿨리(coolie) 노동, 그리고 현대의 난민 이동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이주의 역사를 해설한다.
이주사와 관련한 세계적 전문가들인 저자들은 역사의 각 단계에서 보이는 이주의 특징과 의미를 짚는 한편, 그간 이주사 논의에서 간과되어온 인종과 젠더, 다각적인 이주민의 정체성 문제도 깊이 있게 다룬다.
교유서가.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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