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인왕제색도' 등 330점 한자리에…'케데헌' 더피 닮은 법고대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 관람객이 개막 한 달 만에 1만5천명을 넘어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기증품을 모은 국외 순회전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의 누적 관람객이 총 1만5천667명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지난달 15일 개막한 전시는 이건희 회장과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전시로, 북미 지역에서 40여 년 만에 최대 규모로 한국 미술을 조명한다.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걸작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등 국보 7건, 보물 15건을 포함한 문화유산과 미술품 330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20세기 한국 미술사를 이루는 주요 미술 작품도 소개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 초반부터 현지 관람객과 주요 언론의 큰 관심을 받으며 현재도 관람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워싱턴 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역시 "같은 규모로 진행된 이전 전시와 비교하면 관람객 수가 25% 정도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황선우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큐레이터는 "달항아리와 법고대(法鼓臺)가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어린 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았다"고 전했다.

법고대는 사찰에서 불교 의식을 위해 사용하던 북을 설치하고자 만든 대로, 사자나 해태의 형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소개한 법고대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목받은 캐릭터 '더피'를 닮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화제가 됐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전시와 함께 선보인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도 주목받고 있다.
박물관에 따르면 청자를 본떠 만든 접시 세트, '인왕제색도'를 활용한 조명 등 뮷즈 상품은 개막 일주일 만에 완판됐고, 주문 금액이 총 1억원에 달했다.

지난 17일 미국 현지에서 열린 개막 축하 행사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강경화 주미대사를 비롯해 미국 스미스소니언 재단, 주워싱턴 한국문화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유홍준 관장은 "전 세계인이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한국 문화의 힘과 예술성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열린다.
이후 시카고박물관(2026년 3월 7일∼7월 5일)과 영국박물관(2026년 9월 10일∼2027년 1월 10일)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yes@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