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트럼프 방중하는 내년 4월이 관건…한·중 촉진자 돼야"

연합뉴스 2025-12-19 00:00:09

"4월 놓치면 계기 만들기 쉽지 않아…"연초 한중정상회담이 천재일우 기회"

민주평통 강연…"서울 온 中관광객 속초 거쳐 원산 간다면 굉장히 활성화될 것"

미소 짓는 정동영 장관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을 예고한 내년 4월이 "관건적 시기"라며 이를 계기로 북미 정상이 만난다면 "남북대화와 남북교류의 공간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18일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4월을 놓치고 나면 그다음에 계기를 만드는 건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중개자, 촉진자가 필요하다. 이게 한국과 중국이 해야 할 일"이라며 "내년 초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다. 이것은 역사적 기회,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역할, 중국의 역할, 일본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역할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년 초 북한의 제9차 당대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헌법이나 당 규약에 못 박지 않도록 선제적 통 큰 조치가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

그는 북한이 올여름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관련해 "남쪽 관광객이 들어오는 상황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해외동포들의 개별관광이 이뤄진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승인만 있다면 서울에 오는 중국 관광객이 속초를 거쳐 원산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규모로 유치하려는데 굉장히 (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은 또 유엔군사령부가 비군사적 목적의 비무장지대(DMZ) 출입 통제 권한도 행사하는 데 대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비군사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에 한해 DMZ 출입 권한을 한국 정부가 행사한다는 내용을 담은 'DMZ법' 입법에 거듭 힘을 실은 것이다.

정 장관은 DMZ와 민간인통제선 내 생태·역사·문화 자원을 따라 조성된 평화의 길 중에서 DMZ 안으로 들어가는 5.8㎞ 구간이 작년 4월부터 막혔다며, 이를 다시 열도록 유엔사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매체 접근권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보고 무슨 위해가 있을까, 국민이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국민이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강연 뒤 취재진이 '대북 정책 주도권을 놓고 불거진 외교·안보 부처 간 갈등'에 대해 묻자 "정부조직법에 보면 외교부가 할 일과 통일부가 할 일이 나와 있다"며 "법에 정해진 대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a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