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국내투자 병행…송도R&D센터·온산통합관제센터 등 건립
영풍 "유증 당겨 442억 유출" vs 고려아연 "배당일 조정이 상법 위배"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고려아연이 오는 2029년까지 울산 등 국내에 약 1조5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최근 발표한 미국 제련소 건립과 관련해 일각에서 국내 사업 위축을 우려하자 국내 투자 및 연구개발(R&D) 강화 방침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전략 광물 및 비철금속 허브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R&D부터 자원 순환, 환경, 안전 인프라 등 전방위에 걸쳐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전략 광물 생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에 약 1천400억원을, 갈륨 회수 공정 구축에 약 557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2028년부터 게르마늄 연간 12t, 갈륨 연간 15t을 생산해 연 6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출 이익을 올리겠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또 다른 전략 광물인 비스무트 공장 증설에 내년까지 약 300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비스무트 생산 능력은 현재 연 1천t 규모에서 1천500t 규모로 늘어난다.
비스무트는 고온 초전도체, 차량 변속기 부품 등에 쓰이는 금속으로, 미국의 비스무트 수입 중 한국산 비중이 23%로 중국산(6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R&D 투자를 위해서는 인천 송도에 R&D센터를 신설해 미래 성장 동력 육성을 뒷받침한다.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인 송도 R&D센터에는 2028년 3월까지 약 1천500억원이 투입된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분야에서도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에 내년까지 약 5천200억원을 투자한다. 이 제련소는 2027년 상업 운전에 들어가면 연간 4만2천600t의 이차전지용 니켈을 생산하게 된다.
산소공장 증설에도 2027년까지 1천3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지난해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시작한 자가 매립시설 설치 공사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새 정부 들어 강조되는 안전 분야 투자를 위해서도 온산제련소에 1천8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통합관제센터 건립에 나선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급망 다변화와 한미 경제 안보 협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미국 제련소 건립 투자와 투트랙으로 국내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이 미국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현지 합작법인에 대한 제3자 유상증자 시점을 12월 26일로 잡아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MBK 측 지분율을 희석하는 것은 물론 배당금으로 약 442억원이 외부로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미국 제련소 투자는 미국 측과 협의해 설립 계획을 수립하고 회사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배당 자격과 배당일을 조정하는 것이야말로 자유로운 자본시장 질서와 상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dkkim@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