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학폭 중학생들 처분하라"…피해 학부모, 행정심판 청구

연합뉴스 2025-12-18 13:00:06

학교폭력 재심의 촉구 기자회견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기자 = 또래 친구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괴롭힌 중학생들에게 아무런 처분을 하지 않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처분 결과에 반발해 피해 학부모들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피해 학생 A군과 B군의 부모는 18일 충북교육청에 행정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피해 학생 부모 측은 청구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은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가해 학생들의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학교폭력이었음이 드러났다"며 "하지만 교육청은 '장난' 또는 '증거 불충분'으로 치부하며 가해자들의 변명에 손을 들어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피해 학생은 가해자들의 조롱으로 인해 등교를 포기하거나 가해자와 마주칠까 두려워 급식을 굶으며 물로 배를 채우고 있다"며 "이는 수사기관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교육기관이 면죄부를 남발한 결과"라고 토로했다.

이어 "도교육청은 수사기관의 판단과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한 처분 결정을 즉각 취소하고 재심의를 명령해야 한다"며 "또 부실 심의로 피해 학생에게 2차 가해의 빌미를 제공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청주청원경찰서는 이달 초 폭행, 강요 등 혐의로 청주지역 중학생 4명을 청주지법 소년부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동급생 A군과 B군을 폭행하거나 괴롭힌 혐의를 받는다.

가해 학생들은 무인점포에서 A군과 B군을 폭행하는가 하면 두 학생에게 "너희 둘이 싸워라. 제대로 싸우지 않으면 집단으로 폭행하겠다"고 협박해 강제로 몸싸움하게 하한 뒤 이 모습을 SNS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신들이 먹은 식사비를 대신 결제하라고 강요하거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달궈진 돌 위에 짓누르기도 했다.

그러나 청주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지난 9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중 1명에 대해서만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나머지 2명은 '학폭 아님'으로 결론 내려 논란을 빚은 바 있다.

pu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