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저전력 메모리 주목…엔비디아 '베라 루빈' 탑재 예상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연산 부담과 전력 소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세대 AI 서버를 겨냥한 저전력 메모리 설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2를 개발해 'AI 큰손'인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했으며 다른 고객사들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8일 공식 홈페이지 테크 블로그를 통해 "삼성전자의 최신 LPDDR5X 기반 소캠2는 LPDDR의 저전력 특성과 모듈형 구조의 확장성을 결합해 기존의 서버 메모리와는 차별화된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소캠2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표준화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차세대 모듈 규격으로, 데이터센터 및 AI 서버에서 요구하는 고밀도 구조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기존 DIMM 대비 57% 작게 설계돼 공간 활용도가 높고, 이전 세대인 소캠1 대비 속도가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듈 용량은 192GB, 속도는 8.5∼9.6Gbps로 고성능 AI 서버향으로 활용이 예상된다.
LPDDR5X 기반의 저전력·고대역폭 특성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서버 보드 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고성능 칩이 밀집된 차세대 AI 서버 환경에서 강점이 있다.
기존 온보드 방식의 LPDDR과 달리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형 구조를 선택해 고장 시 교체와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빠르게 앞서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LPDDR 분야에서 축적해 온 기술력과 함께 엔비디아와의 협업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개발 초기부터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력을 진행하며 경쟁사보다 빠르게 고객 샘플(CS)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CS 단계는 실제 시스템 환경에서 안정성과 호환성을 검증하는 핵심 관문으로, 이 단계에 도달한 것은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전력·대역폭·열 관리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소캠2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한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베라 루빈 우선 공급권 확보 시 후속 플랫폼까지 공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캠2 시장은 엔비디아 루빈 출하가 본격화하는 내년 2분기부터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한 기업이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소캠2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함께 AI 메모리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으며, 수년 내 수십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한다.
AI 워크로드가 대규모 학습 중심에서 상시 추론으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전력 효율과 확장성을 갖춘 서버 메모리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소캠 수요 기반이 되는 LPDDR 시장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 100∼120GW(기가와트)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메모리 제품군을 한층 강화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성능, 전력, 확장성을 균형 있게 제공하는 설루션을 지속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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