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스라엘에 "다음 전쟁 대비하라" 경고 현수막

연합뉴스 2025-12-18 00:00:40

이란 수도 테헤란에 걸려

"다음 전쟁 대비하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는 대형 현수막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 걸렸다.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확산한 사진 게시물을 보면 최근 테헤란 팔레스타인광장 앞에 한 건물 외벽을 가득 메우는 크기의 노란색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 속에는 '다윗의 별'이 그려진 이스라엘군 탱크 위에 무장대원 3명이 서 있고, 소총을 움켜쥔 손과 아랍어 단어 '헤즈볼라'(알라의 당) 등을 형상화한 헤즈볼라 깃발이 꽂혔다.

또 "나하리야는 다음 전쟁에 대비하라", "레바논에서 또 다른 패배가 너희를 기다린다" 등 문장이 히브리어와 페르시아어로 적혔다. 나하리야는 이스라엘 북부의 레바논 접경지로, 지난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부딪힐 때 수차례 공격받은 곳이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이 그림은 남부전선의 긴장 고조 가능성, 그리고 헤즈볼라와 시온주의자 세력(이스라엘) 사이의 새로운 갈등을 암시하는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 정권은 팔레스타인광장에 거는 현수막을 심리전 수단으로 이용해왔다"고 분석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1년째인 작년 10월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사진을 피로 물들인 모습과 "어떤 인질도 풀려나지 못할 것"이라는 히브리어 문장이 담긴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레바논 남부에서 수개월간 교전했으며,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작년 11월 휴전했다.

올해 초 취임한 친서방 성향의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미국의 압박 속에 헤즈볼라에 대한 무장해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헤즈볼라와 이란의 반발로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