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우크라, '잠자는 곰' 깨우지 말아야"

연합뉴스 2025-12-18 00:00:39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를 '잠자는 곰'에 빗대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벨타 통신과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미국 방송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경험 많은 정치인으로서 말하건대 '잠자는 곰' 옆에 살고 있다면 그것을 깨우지 말고 정상적 관계를 모색하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원하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롭게 공존할 기회를 놓쳤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1994년부터 벨라루스 대통령을 맡고 있는 그는 과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와 안보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절반 가격에 에너지를 공급했었다면서 "그것은 정상적인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모두 평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미국이 이 문제에 진지하게 관여하는 현 상황이 분쟁을 끝낼 전례 없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분쟁이 계속되고 확대되면 유럽과 전 세계에 몹시 나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세계적 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싸움이 계속되면 우크라이나가 지도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분쟁을 중단하는 것에 아무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재무장 기회를 주면 안 되며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면 안 된다"며 러시아 측의 입장을 대변했다.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공세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통제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의 저항에도 점령지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