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대만발언', 日입장 바꾸는 것 아냐…끈질기게 설명"(종합)

연합뉴스 2025-12-18 00:00:38

임시국회 종료 기자회견…"中과 대화에 항상 열려 있다는 자세로 의사소통"

"한일 셔틀외교 적극적으로 추진…트럼프와 되도록 조기에 회담"

기자회견 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7일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의 종래 입장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맞아 총리 관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외교·안보 정책 성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언급하고 "이 점을 다양한 레벨에서 중국, 국제사회에 끈질기게 설명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참의원(상원)에서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해 "종래 정부 입장을 넘은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을 반성할 점으로 삼아 향후 국회 논의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날은 당시 발언이 기존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야당 의원의 대만 유사시 관련 질문에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이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견에서 "일중 간에는 경제 안전보장을 포함해 안전보장상 우려 사항이 존재한다"며 "솔직하게 대화를 거듭해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일 관계에서 다소의 타협을 통해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과 강한 주장을 하더라도 약간의 충돌을 감수하는 것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우리나라(일본)는 중국과 여러 대화에 항상 열려 있으며 문을 닫는 것 같은 일은 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자세로 중국과 의사소통을 지속하면서 앞으로도 국익의 관점에서 적절하게 대응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령에 대해 "관광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올해 연말 비교적 많은 분이 국내 여행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다양한 국가의 분들이 일본을 찾도록 힘을 쏟겠다"며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날 중일 관계 발언은 전반적으로 기존 언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관련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면 관계 개선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관계에 대해 이웃 나라이기 때문에 입장이 다른 여러 현안이 있지만, 양국 정상 리더십으로 이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양국 관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면서 "향후 일한 셔틀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고, 이 대통령은 내달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나라현 방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일 갈등에도 미국이 일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등을 통해 새로운 미일 황금시대를 구축하기로 했다면서 "언제라도 전화할 수 있는 신뢰 관계를 쌓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되도록 조기에 회담하고자 한다"며 "각자 사정도 있기 때문에 잘 조율해 가려는 단계"라고 전했다.

방위력 강화와 방위 예산 증액을 추진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안보 정책 근간인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내년에 완료하기 위해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그는 집권 자민당 내 일각에서 제기된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에 대해서는 "해야 할 일이 산처럼 있어서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거듭해서 부정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2개월간을 돌아보면서 "고물가 대응을 최우선으로 해서 과감하게 일해 왔다"며 전날 추가경정 예산안 통과를 통해 '강한 경제'와 '강한 외교·안보' 실현을 위한 일정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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