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은 안 된다며 당진에 1천100세대?"…서산시의원들, LH 성토

연합뉴스 2025-12-17 19:00:08

LH, 290세대 규모 대산 임대APT 건설에는 난색

지난 1일 서산 대산읍 주민들 LH 앞 규탄 집회

(서산=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 임대아파트 건설에 난색을 보이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접한 당진에 1천100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서산시의원들이 집중 성토하고 나섰다.

안효돈 시의원은 17일 제310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당진 석문산단 내 공공 임대아파트 3천100세대 중 약 1천세대가 비어있다며 대산 임대아파트 건설 불참을 선언한 LH가 석문산단에 1천100세대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며 시공사까지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분노를 넘어 서산시민을 두 번 우롱하는 폭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문산단 공가 문제는 당진시와 LH가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이를 이유로 대산산단 노동자의 주거권을 볼모로 잡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LH는 현실과 괴리된 억지 논리를 당장 중단하고 대산 공공 임대아파트 건설을 정상 추진해 책임 있는 공기업의 역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석화 시의원도 "1천세대 공실을 발생시킨 정책 실패의 현장에 1천100세대를 추가 건설하는 정책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따진 뒤 "당진 석문산단 공실 원인 제공자는 LH와 당진시인데도 정책 실패의 원인을 1%로 제공하지 않은 서산시민들에게 그 책임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산 대산산단 중소기업 근로자 임대아파트 조감도

앞서 서산시와 LH는 대산 공공 임대아파트 수요에 대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산시는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의 임차 신규 수요, 신규 공급량 및 미분양 주택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산 공공 임대아파트의 수요를 공급 계획량(290세대)의 2배를 웃도는 647세대로 추정하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반면 LH는 서산 수석지구 도시개발사업(1천748세대), 지역 국회의원 공약 기숙사(200세대), 인접한 당진 석문지구 LH 자체 사업(3천113세대) 등 주택 공급 계획과 현재의 공실률 등을 근거로 대산 공공 임대아파트의 수요가 45세대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2028년까지 798억여원을 투입해 대산읍 대산리에 29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짓는 사업은 2023년 8월 국토교통부 주관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 사업 공모에 선정됐고, 지난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타당성 조사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투자심사도 마무리됐다.

LH 관계자는 "상반된 수요분석 결과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다"며 "공실이 발생한 당진 1천세대는 임대형이지만, 새로 추진하는 1천100세대는 좀 더 큰 평수의 분양형이라 충분히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단순히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것을 넘어 대산석유화학단지 근로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국토교통부, LH와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