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EU-중국 무역불균형 조정 필요"…관세 동원 의지도

연합뉴스 2025-12-17 17:00:13

FT 기고…유럽엔 유럽투자·중국엔 해외투자 확대 주문

마크롱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하며 유럽연합(EU)과 중국의 관계 재조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중국 방문 당시에도 중국과 미국, EU가 진정한 파트너십을 통해 경제 관계를 협력적으로 재정립하지 않는다면 유럽은 더 많은 보호무역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중국과 유럽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FT 기고에서 중국과 EU의 무역 불균형 규모를 먼저 지적했다.

중국의 대외 무역흑자 규모는 1조달러(약 1천480조원)에 달하고 EU와의 무역흑자 규모는 최근 10년 새 두배로 증가해 3천억유로(약 520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세와 중국의 내수 부진이 맞물리면서 중국산 수출품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데, 이는 유럽과 중국 모두에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짚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만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나 수입할당을 부과하는 것은 비협력적 대응"이라며 이런 불균형이 EU의 낮은 생산성과 중국의 수출주도 성장 정책 모두에서 비롯된 결과임을 인정하고, 두 지역 간 투자환경을 공정하게 조성하는 등 협력적 태도로 조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EU가 취할 최우선 과제로는 경쟁력과 혁신, 보호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 의제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꼽았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너지, 보건, 디지털 분야에서 내수시장을 완성하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한편, 유로의 국제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동차나 에너지, 의료, 기술 등의 전략적 생산을 지원한다는 의미라면 '유럽 우선주의'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특히 "규칙을 위반하는 자들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관세 등의 무역 보호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관세 등의 조치를 활용할 의지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매년 3천억유로의 해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제는 유럽이 자국 기업에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중국을 향해서는 내부의 불균형을 해결하고 해외직접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중국은 오랫동안 유럽의 해외직접투자와 기술협력 등의 혜택을 누려왔다"며 "EU는 중국에 약 2천400억유로를 투자했지만, 중국은 유럽에 650억유로보다 적은 수준밖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은 협력적 조치를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필요하다면 보호무역 조치도 쓸 수 있다면서 "프랑스가 의장국이 되는 내년 G7에서는 글로벌 불균형 해결이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