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60달러 밑으로
브렌트유·WTI 2.7% 하락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국제 원유 가격이 거의 5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안 합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면서 러시아산 원유가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 원유 시장에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16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2.7% 하락한 배럴당 58.9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7% 내린 배럴당 55.27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감했던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 당국자들은 영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는 신속한 평화 합의는 연말·연초처럼 특히 거래량이 적은 시기에 원유 시장의 가장 큰 지정학적 변수라고 평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리스타드 에너지 지정학 분석 책임자 호르헤 레온은 종전안이 합의되면 미국의 제재는 비교적 빨리 해제될 수 있지만 유럽의 제재는 점진적으로 철회될 가능성이 크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인프라 공격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레온은 "이렇게 되면 약 1억7천만 배럴로 추정되는 해상에 있는 러시아산 원유의 상당한 물량이 시장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유가는 공급 과잉에 장기간 하락 압력을 받아오던 상태였다.
브렌트유는 5개월 연속 하락해 11년 만의 최장 하락 기록을 세웠다. 올해 들어서만 배럴당 2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은 하루 300만 배럴 증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들과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비(非)OPEC 회원국들의 증산에 따른 결과다.
IEA는 내년에 하루 평균 370만 배럴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팬데믹 시기를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jungwoo@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