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자산운용사 CEO에 "상품쏠림·과열경쟁 강도 높게 감독"

연합뉴스 2025-12-17 11:00:02

"자본시장 '파수꾼' 책무…스튜어드십 이행 실태 점검 지원"

출입기자단 간담회 참석하는 이찬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자산운용업계에 상품 쏠림 및 과열 경쟁을 강도 높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강화를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이행 실태 점검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0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단기 유행에 편승한 상품 집중 출시와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에 강도 높은 감독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 성과에 매몰된 나머지 '상품 쏠림·베끼기' 등 과열 경쟁 양상이 나타나거나 장기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에서 분산투자 원칙이 준수되지 않는 일부 사례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TDF는 장기 투자상품으로 목돈이 필요한 고객의 은퇴 시기를 '타깃 데이트'(목표 시점)로 정하고, 시간이 지나며 펀드의 수익(고위험) 자산 및 안전 자산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혁신상품 출시를 지원하고 적격 TDF 인정 요건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운용사가 투자자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기업가치 제고와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의결권 행사, 투자 대상 기업에 적극적 의견 제시를 통해 자본시장의 '파수꾼'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감원도 운용사가 고객 이익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이행 실태 점검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금융위원회 등으로부터 권한이 이양되면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평가를 직접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자산운용업계가 '돈을 굴려 돈만 버는' 금융이 아닌, '돈을 굴려 가계 자산과 경제를 키우는' 금융이 돼야 한다"며 "투자자의 시선에서 상품을 설계·제조하는 방안을 새해 화두로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비 새는 집 들보는 결국 썩듯이' 수익 추구만을 우선하는 사업전략은 국민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며 '투자자 최우선 원칙'을 강조했다.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