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삼수 끝에 낙점…보안·소비자 신뢰·조직 안정화 급선무
중장기적으론 AI 중심 사업 구조 전환 등 과제 산적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KT[030200]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이 최종 낙점되면서 해킹 사태로 흔들린 조직을 수습하고 보안 문제를 해결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차기 수장의 첫 시험대로 거론된다.
1962년생인 박 후보는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KT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해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전무),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등을 거쳐 2020년 KT 기업부문장(사장)에 오르기까지 회사를 떠나지 않은 정통 KT 출신 인사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사업에 다수 참여한 기업대기업(B2B) 전문가로,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과 한국공공안전통신협회 회장도 역임해 사내는 물론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후보의 대표이사 공모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영섭 현 대표 선임 당시에도 최종 후보군에 올랐고 구현모 전 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다.
내년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공식 취임할 경우 박 전 사장이 마주하게 될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재계 순위 13위, 임직원 1만4천여명을 거느린 KT그룹의 경영 정상화와 조직 안정화,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 제시가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다.
먼저 지난 8월 무단 소액결제 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각종 서버 해킹과 불법 펨토셀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흔들린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고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이 꼽힌다.
민관 합동조사단은 연내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나 영업정지 등 행정 제재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와 개별 피해자들의 민사 소송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신속한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통해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후보는 통신 부문에서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통신 주권'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전해진다.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모든 서비스는 통신 인프라 위에서 구현되는 만큼, 통신 경쟁력이 약화할 경우 AI 전략 역시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프라 부족으로 수년간 정체돼 온 5G 단독모드(SA) 상용화도 가속해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본업인 통신 사업을 넘어 AI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 역시 중장기 과제다.
이동통신 시장이 장기간 3사 체제로 굳어진 가운데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 역시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B2B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KT는 지난달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기반으로 최고 수준의 AI·클라우드 역량을 확보해 2028년까지 AI·IT 매출을 2023년 대비 3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금융 특화 AI 에이전트 기반 금융권 AI 도입, 차세대 시장 발굴, AX(인공지능 전환) 전문가를 활용한 기업 맞춤형 AI 컨설팅과 AI 모델 제공 등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 역시 AX를 가속화하고 기존 사업과 상품에 AI를 적극 접목해 매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강점으로 꼽히는 B2B 영역에서는 해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AI와 양자통신 등 신사업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KT 안팎에서는 내년 3월 공식 취임을 앞두고 단행될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박 후보의 중장기 경영 구상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binzz@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