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독일 방송사 '도이체벨레' 불법 조직으로 지정

연합뉴스 2025-12-17 03:00:04

폐쇄된 도이체벨레 모스크바 지국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독일 방송사 도이체벨레를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으로 지정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법무부는 16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를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 명단에 올렸다. 이 목록에 오른 단체에서 일하거나 자금을 제공하는 사람은 기소돼 징역 최고 6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도이체벨레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모스크바 지국을 폐쇄했지만 러시아어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

이 방송사는 앞서 러시아에서 스파이를 의미하는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러시아는 정부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사람이나 단체를 외국 대리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바실리 피스카레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외국간섭조사위원장은 "도이체벨레가 적대적인 반러시아 선전의 최전선에 있다"고 말했다.

바르바라 마싱 도이체벨레 사장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리를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으로 지정해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며 "러시아 정부의 검열과 차단에도 도이체벨레의 러시아어 서비스는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러시아의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독일의 긴장이 높아지고 내년 2월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 러시아의 간섭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뤄졌다고 짚었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