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폭풍 강한 여름일수록 남극해 표층 수온 더 낮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남극을 둘러싼 남극해(Southern Ocean)를 휩쓰는 강력한 폭풍이 바다가 대기의 열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효과가 기존 기후모델 추정치보다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마르셀 뒤 플레시스 박사팀은 17일 과학 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서 지난 20여년간 여름철 남극해의 폭풍 활동과 해수면 온도의 연도 간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폭풍 활동이 강한 여름일수록 남극해 전반의 표층 수온이 더 낮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뒤 플레시스 박사는 현재 기후모델은 이런 과정을 과소평가하고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미래 기후 전망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이 연구 결과가 미래 기후 전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극해는 남극 대륙을 둘러싸고 있는 광활한 해역으로, 열·탄소·영양염을 전 세계 바다로 이동시켜 지구 기후를 조절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초과 열의 75% 이상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극해의 온난화 완화 능력은 대기에서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으며, 바다가 대기에서 흡수하는 열의 양은 육지의 기온 상승, 해빙(sea ice)의 범위, 해양 열파 강도 등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수중과 해상 자율 로봇으로 남극해 해수 온도와 염분, 혼합층 깊이, 해수면 인근 대기 조건 등을 측정하고, 이 결과를 수년간의 기후모델 자료 및 위성 관측 자료와 결합, 폭풍과 해양 열 교환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폭풍의 강한 바람은 바다를 휘저어 차가운 심층수를 위로 끌어올리고 표층수 온도를 낮춰 바다가 대기로부터 더 많은 열을 흡수할 수 있게 해 남극해와 대기 사이의 열 교환을 조절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폭풍이 발생하면 저기압 확장으로 구름양이 증가, 태양 복사량이 감소해 여름철 남극해 표층에 들어오는 열에너지 총량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 플레시스 박사는 "이 연구는 폭풍 활동이 더 강한 여름일수록 남극해 전반에서 표층 수온이 더 낮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폭풍이 잦은 바다는 잔잔한 날씨일 때보다 대기로부터 더 많은 열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로 남극해 폭풍 강도와 바람 세기 변화가 기후·대기순환 변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밝힐 수 있게 됐다며 남극과 아열대 사이의 대기압 차이가 커지면서 폭풍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공동연구자인 세바스티안 스바르트 교수는 "남극해 폭풍과 해양 온난화, 그리고 기후 변동성 변화를 처음으로 명확하게 연결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연구가 해양 온난화 추세를 이해하고 지구 기후 변화를 더 정확히 예측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Geoscience, Marcel D. du Plessis et al., 'Southern Ocean summer warming is regulated by storm-driven mixing', https://doi.org/10.1038/s41561-025-018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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