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업무보고…李대통령 응급실 뺑뺑이 질타에 추가 대책도 마련키로
2027년 의대 정원, 수급 추계 바탕 다음달 결정…국립대병원 종합지원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위중한 환자가 수용 가능한 응급실을 찾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에 대응해 정부가 광역상황실 인력을 늘리고 중증 응급환자 이송과 전원을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이르면 2027년부터는 지역의사제가, 2029년부터는 공공 의과대학이 도입될 예정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세종시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업무 추진 방향을 밝혔다.
◇ 응급환자 컨트롤타워 인력 확충하고 시스템 개선…내년 종합 개편안 마련
복지부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이송부터 최종 치료까지 응급의료 전 단계를 개선한다는 목표에 따라 응급환자 이송·전원을 지휘하는 컨트롤타워인 광역상황실 인력을 현 120명에서 내년 15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중증 응급환자 이송·전원을 통합 관리하고, 정보 공유를 강화해 응급실에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닥터헬기가 없는 4개 권역에는 헬기를 단계적으로 추가해 나가기로 했다.
정 장관은 업무보고 후 브리핑에서 119 구급대에 이송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닌 광역상황실 강화 중심의 대책은 현장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응급 환자는 골든 타임 단기간 내에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려면 누군가가 계속 관리·연락하는 컨트롤타워를 해야 한다"며 "그 역할을 광역상황실로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최종 치료를 해줄 의료진의 24시간 대응 체계, 응급의료 자원과 환자를 매칭해 줄 이송·관리 체계가 다 있어야 구급대원이 전화를 돌리지 않고 광역상황실을 통해 적정 병원을 골든타임 안에 찾아갈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체계화된 정보 연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 "시스템을 만들어 놨지만, 작동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복지부에 별도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 지역의사제·공공의대로 기반 강화…건보 공공수가 확대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지역의사제법이 공포됨에 따라 이르면 2027년부터 지역의사제가 도입된다.
의과대학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선발해 학비 등을 지원하고, 졸업 후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공공의대를 2029년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법률 제정과 부지 확보 등 작업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전문의 자격이 있는 의사에게 수당 등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에 장기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지역 필수의사제는 기존 4개 시도에서 내년 6개 시도로 확대하기로 했다.
2027년도 의대 정원은 수급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중 결정한다.
국민건강보험과 관련해서는 공공 정책 수가 확대가 중점 과제로 제시됐다.
보상이 낮은 필수 수가를 인상하고 취약 지역에는 건보 수가를 추가 지원하는 지역 수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필수의료 투자를 강화하고자 2027년 약 1조원 규모로 특별회계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재정은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등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 의료 확충에 투자된다.
이 대통령이 이날 주문한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해서 복지부는 특사경에 대한 의료계 등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최소화하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특사경이 과도하게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과잉 청구, 불법 사무장 병원에 초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므로 염려가 없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이 검토를 주문한 탈모 치료약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대해서는 "아직 재정 추계는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탈모를 포함해 청년층 건강보험 혜택에 대해 포괄적 검토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정부는 의료 중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의료 사고의 보상 범위를 확대하고, 의료사고 반의사불벌 특례를 확대한다. 또 의료분쟁 조정법을 개정해 책임 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 국립대병원 지원 강화…일차의료는 주치의가, 상급병원은 중증 중심으로
국립대학교 병원이 기존 교육부 소관에서 복지부 소관으로 이관되는 것도 큰 변화다. 복지부는 국립대병원을 권역 내 중증·필수 의료의 최고 병원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국립대병원을 지역 완결 필수 의료 체계의 중심으로 삼고, 인력과 시설, 연구·개발(R&D) 등을 종합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의료 기관에서 지역민의 건강을 일상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진료를 받도록 조정하는 '한국형 주치의'를 포함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사업을 통해 지역 보건의료 체계를 개편하고, 종합병원과 지방의료원의 진료 역량을 강화해 필수 의료를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동시에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중증 질환 중심으로 구조를 전환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내년 하반기 중 국립대병원 육성 로드맵을 발표하고, 지역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2031년까지 한국형 일차의료 통합 수가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shiny@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