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의 하마스 지휘관 표적살해 불만…"합의파기 우려"

연합뉴스 2025-12-16 19:00: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급 지휘관을 살해한 것을 두고 미국이 불만을 표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라 극적으로 타결된 휴전 합의가 행여 파기될까 싶은 우려에서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라에드 사드를 표적 공습했던 것이 휴전 협정 위반에 해당하는지와 관련해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하마스의 무기생산 책임자이자 '10월 7일 학살'의 주범 중 하나인 사드를 공격으로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월 가자지구 휴전이 발효된 이후에도 하마스가 폭발물 사용 등 테러 활동을 반복적으로 시도하며 합의를 위반한 탓에 공격한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주장이다. 사드는 특히 2023년 10월 7일 기습 공격의 기반이 됐던 하마스의 '예리코 성벽' 계획을 세우는 데도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당신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겠다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겠다면 그렇게 하라, 하지만 가자지구 사태 해결을 중재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판을 망가뜨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경고를 전달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윗코프,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평화 구상에 관여하는 주요 인사들이 "이스라엘의 완강한 태도에 매우 화가 났다"고도 전했다.

이스라엘은 백악관이 사드 살해와 관련해 "일부 아랍 국가가 이를 휴전 위반으로 간주한다"는 정도의 견해를 전달해왔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스라엘 관계자는 "전투를 재개하려고 밤낮없이 활동해온 라에드 사드를 제거한 것은 이런 위반 행위에 대한 대응일뿐이며 휴전을 이어 나가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오는 2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정상회담할 일정이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처럼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이다. 두 정상은 직접 만나 평화 구상 2단계 이행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스라엘도 불만이 있다. 하마스가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버티는 데다 가자지구에 남은 마지막 인질 사망자 란 그빌리의 시신이 아직 송환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스라엘 관리들이 "그빌리가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2단계로 넘어가자는 미국의 발표가 나온다면 하마스가 시신을 돌려보낼 동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