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1조원 순매도하며 하락 주도…개인은 1조2천500억 순매수
AI 회의론·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
SK하이닉스 4.33% 급락…코스닥도 외인 매물 폭탄에 2.42%↓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인공지능(AI) 산업 버블 우려와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경계심리에 더해 중국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16일 코스피가 큰 폭으로 밀린 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1.46포인트(2.24%) 급락한 3,999.13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2.73포인트(0.07%) 오른 4,093.32로 개장한 직후 하락 반전했으며, 오후 3시께에는 4,000선이 깨지면서 한때 3,996.23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6.0원 오른 1,477.0원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4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도 2천213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홀로 1조2천503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3천1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현·선물 동반매도를 이어갔다. 개인도 420억원 매도 우위였으나, 기관은 3천871억원 매수 우위였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6%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59% 내린 채 장을 마쳤다.
시장이 AI 산업에 대한 회의감을 떨쳐내지 못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우위를 점했고, 이번 주 잇따라 발표될 미국 실물지표 발표 역시 시장의 관망세를 짙게 만들었다.
전날 발표된 중국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을 밑돈 가운데 부동산 시장 위기론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된 것도 아시아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밖에 미중 패권경쟁이 무역을 넘어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는 양상과, 미국이 무역합의 이행 속도가 늦다며 영국과 AI 등 첨단기술 분야 파트너십을 일시 중단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지난 12일 보도된 미군의 이란행 중국 화물선 급습 및 화물압수 사건이 시장에 뒤늦게 '실질적 위협'으로 인식됐다"면서 "이는 미국의 대외 정책이 단순 제재를 넘어 물리적 실력 행사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최우방인 영국과 맺은 이른바 '기술 번영 합의'(TPD)의 이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것도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줬다고 짚었다.
미국이 안보와 첨단기술 협력을 지렛대 삼아 동맹국에조차 무역 양보를 강요하는 거래적 접근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AI 기술협력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는 게 서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서 연구원은 "해당 이슈들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만한 펀더멘털 요인은 아니다"라면서 "단기 뉴스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오늘 밤부터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와 수급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005930]는 1.91% 내린 10만2천800원에, SK하이닉스[000660]는 4.33% 급락한 53만원에 장을 마쳤다.
여타 시가총액 상위주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02%)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5.54%), HD현대중공업[329180](-4.90%), SK스퀘어[402340](-3.93%),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3.63%), 기아[000270](-2.58%), 현대차[005380](-2.56%) 등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업종별로는 음식료·담배(1.76%), 통신(0.92%), 섬유·의류(0.58%), 전기·가스(0.39%) 등이 오르고, 금속(-6.82%), 건설(-3.18%), 운송장비·부품(-3.11%), 전기·전자(-3.05%), 의료·정밀기기(-2.42%)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2.72포인트(2.42%) 내린 916.11로 거래를 종료했다.
지수는 0.60포인트(0.06%) 내린 938.23으로 개장한 이후 낙폭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3천59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기관은 6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4천74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디앤디파마텍[347850](5.59%), 에임드바이오[0009K0](2.70%) 등이 올랐고, 에코프로[086520](-8.08%), 에코프로비엠[247540](-7.90%), 로보티즈[108490](-6.87%),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3.87%), 리노공업[058470](-3.73%) 등이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6조4천509억원과 13조1천18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정규마켓 거래대금은 4조8천746억원이었다.
hwangch@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