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의 눈 대신 나무의 눈으로'… 25년 숲 연구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숲은 과학의 대상인가, 아니면 치유의 공간인가."
지난 25년간 강단과 현장을 오가며 숲을 연구해 온 황호림 박사가 다섯 번째 저서이자 생애 첫 시집 '숲에 가면 나도 시인'(책나무출판사)을 펴냈다.
저자 황호림 박사는 전남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겸임교수이자 동북아숲문화원 원장으로 활동 중인 숲 전문가다.
그동안 '라온제나', '우리동네 숲 돋보기', '숲을 듣다', '왕자귀나무' 등 전문서와 에세이를 집필하며 숲의 가치를 설파해 왔다.
그는 이번에는 학자의 '이성'을 내려놓고 시인의 '감성'으로 숲을 노래했다.
신간 숲에 가면 나도 시인은 저자가 25년간 전국의 숲을 누비며 마주한 들꽃과 나무, 그리고 자연의 순리에 대한 기록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1부 들꽃의 언어, 2부 나무의 초상, 3부 순환의 숲, 4부 추억의 숲길로 나뉘어 있다.
복수초, 노루귀 같은 작은 들꽃부터 히어리, 왕자귀나무 등 희귀 수목에 이르기까지 숲속 생명들의 이야기를 섬세한 필치로 담아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아무리 완벽한 과학의 언어도 이름 없는 풀잎 하나의 미세한 떨림까지 담아낼 수는 없다"며 "숲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언어의 고향임을 깨닫고, 학자의 눈이 아닌 나무의 눈으로 세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시집은 단순한 자연 예찬을 넘어, 식물 분류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통찰이 어우러진 독창적 시선을 보여준다.
'꽃쟁이는 사디스트', '숲으로 출근하는 남자' 등 재치 있는 제목 속에 담긴 생명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황 박사는 16일 "숲에 가면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숲은 이미 우리 안에서 시가 되어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이 시집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숲이 건네는 위로와 겸손의 시간을 선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호림 박사는 유튜브 채널 '숲PRO TV'를 운영하며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희귀식물 왕자귀나무(Albizia kalkora) 전문가로서 관련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chogy@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