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고교생 사망에 "'응급환자 뺑뺑이' 실질 개선책 마련"

연합뉴스 2025-12-16 00:00:08

"'간병 살인'도 방치해선 안 돼…사회가 부담 나눠야"

국무회의 참석한 강훈식 비서실장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5일 위중한 환자가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지는 이른바 '응급환자 뺑뺑이' 사태를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강 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부산 도심에서 경련 증세를 보인 고등학생이 응급실을 구하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문했다고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특히 과거에는 응급실 도착 뒤 진료를 거절당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전화로 진료를 거부당하면서 병원으로 이동조차 못 하는 '도로 위 뺑뺑이'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체계를 갖춘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봐야 한다"며 소방청·보건복지부로 이원화돼 있는 응급의료 관리체계나 의료사고 책임 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실장은 중증 환자나 중증장애인의 가족들이 병간호 부담을 과도하게 떠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기획재정부,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등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실장은 오랜 기간 가족을 간호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를 언급, "이런 '간병 살인'을 방치해선 안 된다. 사회가 그 짐을 나눠서 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반적인 제도 개편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저소득층과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가구를 대상으로 우선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 달라고 당부했다.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