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불펜 이병헌은 마당쇠, 삼성 포수 이병헌은 감초 역할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올 시즌 프로야구는 영화배우와 이름이 같은 두 명의 '이병헌'이 깨알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운드에선 두산 베어스 좌완 불펜 이병헌(21), 타석에선 삼성 라이온즈 백업 포수 이병헌(24)이 맹활약하며 KBO리그에 또 다른 볼거리를 안기고 있다.
두산 이병헌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한 3년 차 투수다.
그는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5홀드 평균자책점 4.67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올 시즌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추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이병헌의 역할은 '마당쇠'다. 그는 15일 현재 KBO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24경기에 출전했다.
이병헌은 '다작'에도 지치지 않는다. 그는 올 시즌 4승 3홀드 평균자책점 3.13의 특급 성적을 올렸고, 특히 5월 이후 6경기에선 평균자책점 1.23을 찍었다.
이병헌의 활약은 정철원, 김명신 등 기존 주연급 불펜 투수들이 부진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나와 더 반갑다.
삼성 포수 이병헌도 두산 이병헌 못지않게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2번으로 삼성에 입단한 이병헌은 지난해까지 무명 생활을 했다.
리그 최고의 포수 강민호와 정상급 포수 김태군(현 KIA 타이거즈)의 그늘에 갇혀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김태군이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올해엔 두 번째 백업 포수 김재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빈자리를 단번에 꿰차며 조연급 선수로 성장했다.
이병헌은 팀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는 삼성 야구의 주연, 강민호의 뒤를 든든히 받치는 조연으로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의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 이병헌의 활약에 메가폰을 잡은 감독들은 함박웃음을 감추지 않는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최근 "이병헌은 우리 팀의 미래"라며 "중요한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는 배짱이 일품"이라고 칭찬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이병헌을 오늘 경기 선발로 내보낸다"며 "이병헌은 이제 강민호와 함께 나서는 어엿한 핵심 포수"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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