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호조, 증시 강세 등 덕분…적립금 전년 대비 13.8% 증가
작년 수급액의 절반, 일시금 아닌 '연금'으로 수령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5년 새 2배로 증가했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지만, 연금 수령도 점차 늘어 지난해 전체 계좌 중 10%, 금액 기준으론 절반가량이 연금 수령을 택했다.
1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382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6조5천억원(13.8%) 증가했다.
2018년 190조원에서 해마다 10% 이상씩 증가해 5년 만에 2배 규모로 늘었다.
유형별로는 사전에 정해진 퇴직금을 지급받게 되는 확정급여형(DB)이 205조3천억원, 근로자가 운용 주체가 되는 확정기여형(DC)이 101조4천억원,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75조6천억원이다.
전년 대비 적립금 증가율은 세제혜택이 확대된 IRP가 31.2%로 가장 높고, DC 18.1%, DB 6.7%였다.
전체 적립금 중 87.2%는 원리금보장형으로, 12.8%는 실적배당형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5.25%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강세 등에 힘입어 전년(0.02%)보다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최근 5년과 10년간의 연환산 수익률은 각각 2.35%, 2.07%다.
실적배당형의 수익률이 13.27%로, 원리금보장형(4.08%)의 3배 이상이었다. 유형별로는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IRP의 수익률이 6.59%로 가장 높았고, DC 5.79%, DB 4.50%였다.
적립금 대비 운용관리 수수료, 자산관리 수수료 등 가입자 비용 부담 수준을 나타내는 총비용부담률은 0.372%로, 전년보다 0.02%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은행의 총비용부담률이 0.412%로 가장 높고 생명보험(0.333%), 금융투자(0.325%), 손해보험(0.306%), 근로복지공단(0.078%) 순이었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이 시작된 계좌 약 53만 개 가운데 연금 방식으로 수령한 계좌는 10.4%를 차지했다.
연금 수령 비율은 2021년 4.3%, 2022년 7.1%에서 꾸준히 늘어 처음으로 10%를 웃돌았다.
다만 아직도 90% 가까운 계좌는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있었다.
퇴직연금액 자체가 작아 연금 수령이 크게 의미 없는 계좌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해 연금수령 계좌의 평균 수령액은 1억3천976만원, 일시금 수령 계좌의 평균 수령액은 1천645만원으로 차이가 컸다.
이 때문에 계좌 수 기준으로는 연금 수령 비율이 10%지만, 수급 금액 기준으론 절반 가까이(49.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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