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인공지능(AI)이 많은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AI시대를 앞두고 원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AI 활용이 많아진다고 그에 비례해서 무조건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AI를 활용해 전력소비를 줄이는 프로그램도 대거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AI는 학습과 분석에 사용하는 데이터 양이 방대하고 모델이 복잡하며, 사용자가 AI에 요청하는 내용이 깊기 때문에 AI가 전력을 많이 소비한다고 설명한다.
AI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GPU로 불리는 데이터처리용 칩을 24시간 구동한다. 또 추론을 할 때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데, 받은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분석·구성한 후 사용자에게 답하는 과정이 간단지 않기 때문이다.
AI가 소모하는 전력량이 늘면서 이를 줄이는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포토룸(PhotoRoom)은 'GenAI'라는 이미지 처리 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GenAI가 일반 이미지 모델에 비해 에너지를 164배 덜 소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AI는 다양한 전원을 최적으로 배분해 에너지효율을 높이기도 한다. 이를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VPP)라고 부른다.
가령, 예전엔 주거지구와 상업지구에 전원을 공급하는데 2개의 발전소가 필요했다면, AI가 도입된 이후에는 1개의 발전소로 충분할 수 있다. AI가 낮에는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상업지구에 전력을 주로 공급하고, 밤엔 상업지구에 공급되던 전력을 주거지구로 돌려 공급하는 방식이다. AI가 에너지효율을 높인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보고서 ‘에너지 부문 인공지능 활용과 과제’에는 AI를 에너지산업에 이용한 현황들이 분석돼 있다. 이 보고서는 2011~2020년 발표된 AI 관련 국제학술논문 초록을 분석했다.
에너지 부문 주요 AI 토픽으로 △건물 부문 에너지(전력·열) 수요관리 △수송 부문 에너지 수요관리 △원전 시스템 안전성 제고 △태양광·풍력 예측과 발전 시스템 최적 운영 △스마트 시티 구축 △센서네트워크 저전력화와 에너지 수확 △스마트그리드 구축 △저류층의 탄화수소와 총 유기 탄소 함량 예측 △에너지 가격 예측 등을 꼽고 있다.
에너지를 최적화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안 역시 연구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AI를 활용한 전력의 효율적 운용에 관심이 높다.
정부는 2018년 5월 ‘AI R&D 전략’을 발표하며 국가 경쟁력을 고려해 AI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같은해 8월에는 ‘제2차 지능형 전력망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스마트그리드 서비스 체험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소개했다.
정부는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에서는 지능형 전력량계(AMI)와 사물인터넷(loT)을 기반으로 한 AI로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설비를 최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와 에너지를 연결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도 다수다. 국내에선 이미 한국전력, KT, LG CNS 등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에너지경제연구원(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