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투수만 쓰는 이런 경우는 아예 경기를 안 해야 합니다."
먹구름을 바라보던 염경엽 프로야구 LG 트윈스 감독은 작심한 듯 이처럼 말했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맞붙을 15일 잠실 경기는 부처님오신날 공휴일을 맞아 오후 2시에 시작한다.
문제는 오후 2시부터 비 예보가 있다는 점이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밤늦게까지 온다는 예보여서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는 게 어려워 보인다.
정식 경기가 성립하는 5회까지만 어떻게든 끌고 간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은 5회 이전에 비가 쏟아져 노게임이 선언되는 거다.
두 팀 모두 선발 투수만 소모하고, 경기에서 나온 모든 기록은 빗줄기와 함께 사라진다.
염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는 이런 경우에는 아예 시작을 안 하고 경기를 취소한다. 그래야 선수 소모가 없다"면서 "팬들도 헛걸음하지 않도록 그렇게 해야 한다. 구단 역시 중간에 비가 와서 취소되면 모든 티켓을 환불해야 하고 운영에 지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KBO도 현실에 맞게 규정을 바꿔야 한다. 비 안 온다고 경기 시작했다가 안타나 홈런 치고 비 때문에 경기 취소돼서 정신력이 흔들려 꺾인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KBO리그 규정상으로는 비 예보만으로 경기를 취소할 수는 없다.
이를 결정할 권한은 경기 시작 전에는 KBO 경기운영위원, 경기 시작 후에는 심판에게 있다.
이날 경기운영위원인 김시진 전 감독은 "비가 안 오는 데 취소하는 건 어려움이 있다. 예보가 정확한 미국과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예보에 맞춰 취소했다가 비가 안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규정으로는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일단 경기는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는 임찬규, 키움은 아리엘 후라도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LG 선수단은 일찌감치 훈련을 마치고 들어갔고, 키움 선수단은 경기 시작을 2시간 앞둔 정오께 구장에 도착해 가벼운 훈련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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