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성모병원 교수 '개별휴진'…"진료·수술 차질없어"(종합)

연합뉴스 2024-05-05 00:00:58

아산병원 "지난주와 거의 동일한 수준"…성모병원 "정상 운영"

아산병원 교수들, 의대증원 반대 피켓시위 벌이기도

충북대·전남대·원광대병원 등도 별다른 혼란 없이 진료

오늘 하루 휴진하는 울산의대 교수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오진송 권지현 기자 =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인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개별 휴진'을 예고한 3일 두 병원 모두 큰 차질 없이 진료가 진행 중이다.

이들 병원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진료를 보는 환자들로 북적였다. 병원 측도 진료과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고, 정부에서도 전면 진료 중단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성모·아산병원 교수 개별 휴진

◇ 서울아산병원 "휴진율 높지 않아…외래 진료량도 지난주와 비슷"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 일부가 이날 일반 환자의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했으나, 대부분의 진료와 수술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비대위 소속 교수 50여명은 서울아산병원 정문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피켓에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을 반대합니다', '어제 밤을 새웠습니다. 하루 쉬고 다시 진료하겠습니다', '힘들고 지친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혔다.

비대위는 전공의들의 이탈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환자 진료를 이어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고 의료사고를 막기 위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교수들은 집단사직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워오면서 계속되는 당직 등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비대위원장인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예 사직서를 내고, 지난달 26일부터 진료를 보지 않고 있다. 그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았다.

병원 측은 일부 교수들의 진료가 변경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진료와 수술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휴진하는 교수의 경우 같은 진료과목의 다른 교수로부터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의 조처를 했다.

병원 관계자는 "휴진율이 높지 않아 이날 예정된 외래 진료와 수술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지난주와 비교했을 때 외래 진료량도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울산의대의 또 다른 수련병원인 울산대병원도 모든 과가 정상적으로 진료를 봤다.

이 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은 한 환자는 "뉴스에서 휴진 소식을 듣고 불안했는데 진료가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고 안도했다"며 "다행스럽고 교수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는 예고했던 대로 매주 1회 휴진을 이어갈 방침이다.

최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교수들의) 노동 강도가 너무 심해서 (휴진) 하는 거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이번엔 처음이라 요일을 정했지만, 다음부터는 교수들이 각자의 당직 등 사정에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부터 (휴진)하는 분도 있지만, 환자가 있으니 다음주나 다다음주로 조정한 분들도 있었다"며 "당직하는 분들은 당연히 주 1회 정도는 쉬게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병원 밖으로 나온 교수들

◇ 서울성모병원 "정상 운영 중"…복지부 "큰 혼란 없어"

서울성모병원도 정상 운영 중이다.

앞서 서울성모병원 교수협 비대위는 의료진의 번아웃(탈진)과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이달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의 휴진을 교수들에게 권고했다. 원칙적으로는 금요일 휴진이나, 의료진과 진료과목별 상황에 따라 다른 요일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비대위의 권고 사항으로, 휴진 참여는 교수들의 개별적인 판단에 달렸다.

서울성모병원 교수협에 속한 한 교수는 이날 예정됐던 외래 진료를 그대로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교수협에서 개별적 휴진을 권고했으나, 병원에 휴진하겠다고 연락하거나 공지한 교수는 없는 상태"라며 "현재 병원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에서 만난 환자 구모(77)씨는 "따로 휴진한다는 연락을 받지 못해서 왔는데 평소 봐주시던 교수님에게 똑같이 진료받고 나왔다"고 말했다.

진료 기다리는 사람들

지역에서 휴진을 예고한 병원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5일부터 매주 금요일 개별적으로 외래진료 휴진에 들어간 충북대병원이나, 이날부터 매주 금요일 휴진을 예고한 전남대병원도 별다른 혼란 없이 진료를 이어갔다.

주 52시간 근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유지하자는 조선대병원도 교수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휴진 없이 외래 진료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하루 외래진료와 수술을 쉬기로 했던 원광대병원도 큰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도 "몇개월 전에 예약한 환자를 어떻게 돌려보내겠느냐"며 "일부 휴진이 있더라도 스케줄 조정이나 근무 후 휴진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도 '병원 차원의 휴진' 등 전면적인 진료 중단은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교수들이 5월 3일 휴진 의사를 밝혔으나, 전면적 진료 중단 등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40개 의과대학, 88개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개 병원이 정상 진료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교수님들이 환자들을 뒤로하고 현장을 떠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적이는 대학병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