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1.7조에 인수…조현범 회장 전기차 '큰그림'

뷰어스 2024-05-04 14:00:12
한국앤컴퍼니 본사 테크노플렉스 (사진=한국앤컴퍼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한온시스템을 품는다. 지난 2014년 첫 투자 이후 10년 만에 경영권을 완전히 사들이는 것이다. 여기에는 조현범 회장의 전기차 관련 큰 그림이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열관리시스템 제조사 인수를 통해 전기차 시대에 핵심 부품사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4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은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 지분(50.5%)의 절반(25%)을 한국타이어에 1조3679억원에 넘기는 안을 의결했다. 양사는 ‘한온시스템 투자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한국타이어는 조만간 한온시스템의 유상증자를 통해 365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상증자에서 발행되는 신주 12.2%를 추가로 취득하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4년 1조800억원을 투자해 한온시스템 지분 19.5%를 확보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분 23%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는다.

한국타이어는 연말까지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타이어 소속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자산총액은 현재보다 50% 늘어 약 2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처음으로 진입한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


특히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인수로 타이어와 배터리 등에 이어 자동차 열관리시스템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자동차 부품 회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조현범 회장은 “자동차 산업을 넘어 차세대 기술에 기반한 사업을 확대해 2030년 매출 30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것은 전기차 시대를 대비했다는 분석이다. 한온시스템은 세계 2위의 자동차 열관리 기업이다. 한국타이어 입장에선 전기차용 고부가가치의 타이어와 아트라스 배터리 제조 역량에 더해 한온시스템까지 포함해 전기차 부품 분야 전문 역량을 갖추게 된다.

조 회장은 이미 2014년부터 한온시스템 인수 가능성을 보고 있었다. 조 회장은 당시 마케팅본부장(사장)으로서 한온시스템이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한온시스템 지분 19.5%를 1조800억원에 사들였다. 화재에 취약한 전기차 배터리는 열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조 회장이 최근 사법리스크와 경영권 분쟁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말 조현식 고문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조 고문 측은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와 경영 능력을 지적했다. 조 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난 지난해 11월시점부터 인수합병(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역동적 미래 성장을 본격화하는 추진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한국타이어가 갖춘 공급망을 통해 한온시스템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