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시흥 교량 붕괴 사고 원인 '구조물 파단' 추정…부실시공 우려

스포츠한국 2024-05-02 15:07:30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하는 시흥 현장에서 교량붕괴로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미숙한 교량 시공 능력으로 인한 잘못된 작업 방식이거나 충분한 강도를 확보하지 못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작업 과정 중 파단(破斷)되면서 일어난 사고로 추측하고 있다. 정황상 콘크리트 구조물 파단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부실시공 우려로 인한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경, 경기도 시흥시 월곶동 서해안로 부근 고가차로 건설 현장에서 교량 상판이 무너져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경, 경기도 시흥시 월곶동 서해안로 부근 고가차로 건설 현장에서 교량 상판이 무너져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경 경기도 시흥시 ‘서해안 우회도로 신설공사’ 현장에서 교량이 붕괴되면서 근로자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인근 일부 도로가 통제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업계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교량 거더(girder‧건설 구조물을 떠 받치는 보) 9개 중 8개를 거치한 후 마지막 아홉 번째 거더를 거치하는 작업 중 탈락되면서 연쇄적으로 8개의 거치된 거더가 모두 붕괴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스카이차량을 통해 고소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중상을 입어 치료 중이나 아직 의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아울러 주변에서 작업 중이던 6명의 근로자도 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구체적인 정황을 보면 현장에서는 500톤과 700톤짜리 이동식크레인 두 대로 아홉 번째 PSC빔을 인양해 미세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해당 빔의 무게 중심이 틀어지면서 연쇄적으로 모든 PSC빔이 탈락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SC(PSC, PreStressed Concret)빔은 크레인을 이용해 교각 위에 거치하는 거더를 말한다. PSC빔교는 교량을 시공할 때 공사비가 저렴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교량 시공 방식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작업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 사진을 분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결국 작업 방식의 문제로 보인다”며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우선 작업 계획서를 대조하며 장비와 신호, 자재 문제 등 포괄적인 부분에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크레인의 양중 작업시 작업을 지휘하는 전문가가 현장에 제대로 있었는지, 그리고 양중 작업에 대한 중량 계산은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진을 보면 충분한 공간이 있었음에도 크레인 위치가 비대칭으로 위치해 있는데, 기계를 한 번 더 옮기는 게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발생 시간이 오후 4시30분이라는 점과 다음날이 근로자의 날이라는 점, 그리고 한 번 크레인을 옮길 때 세팅 시간이 1시간 안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빨리 작업을 마치기 위해 장비를 옮기지 않고 무리하게 인양 작업을 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추정했다.

또한 “이번 사고가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위험했던 사고”라며 “교량 공사는 현장 지휘자의 역량이 중요한데, 이번 현장 사고에서 지휘자가 있었든 없었든 간에 SK에코플래닛의 교량 시공 능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크레인 장비 재원상 적정 각도가 있는데, 이를 제대로 따지면서 양중 작업을 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며 “정황상 여러 부분에서 미숙하게 작업했다고 밖에는 뭐라 설명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사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아마도 이 정도 충격이 가해질 정도면 PCS빔이 파손되면서 다른 구조물들을 강하게 때린 것으로 보인다”며 “PSC빔 자체가 제조 과정에서 충분한 강도를 확보하지 못했을 확률이 높기에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도 있어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어 회사 차원에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