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관중 앞에서 빛난 허웅 "농구 붐 다시 일어난 것 같아 기뻐"

연합뉴스 2024-05-02 09:00:16

챔피언결정 3차전서 26점 맹활약…"팬들 함성 들으면 등골이 오싹"

'연속 풀타임' 동생 허훈에겐 "리스펙트…열정과 투지·기술 다 인정"

허웅 '자유투로 끝냈다'

(부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안방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하며 승리를 이끈 국내 남자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 허웅(부산 KCC)이 안방을 가득 메운 1만여 명의 팬에게 공을 돌렸다.

허웅은 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챔피언결정 3차전 홈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팬들의 성원에 정말 감사하다. 농구 붐이 다시 일어난 것 같아서 기분이 무척 좋다"며 미소 지었다.

허웅은 이날 3차전에서 3점 슛 3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 26점을 넣고 어시스트 7개를 올리며 KCC의 92-89 승리에 앞장섰다. 그의 활약 덕에 KCC는 7전 4승제의 챔프전에서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17년 만에 프로농구 챔프전이 부산에서 열린 이날 사직체육관엔 공식 집계 기준 1만496명의 관중이 몰렸다. 프로농구 한 경기 관중이 1만 명을 넘긴 건 2012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허웅 '가자'

프로농구 역대 최다 인기상(5회)의 주인공이자 3년 연속 올스타 투표 1위에 빛나는 허웅과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동생 허훈(kt)의 맞대결 효과가 흥행 대박으로 이어졌다.

모여든 팬들을 환호하게 한 허웅은 "정신적으로 힘들 때나 해이해질 때 팬들의 함성이 들리면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힘이 난다"면서 "제가 농구를 보던 '꼬맹이'였을 때와 같은 농구 열기가 제가 선수로 뛰는 지금 돌아온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 선수의 가치가 높아지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는 그는 "아직 마케팅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스포츠 선수들의 가치가 특정한 몇몇을 빼고는 높지 않은 것 같다. 농구와 스포츠 선수의 가치가 높아지고 '최고'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형제의 대결

부상에도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동생에겐 '리스펙트'를 보냈다. 허훈은 이날 양 팀 최다 37점을 몰아넣으며 분투했다.

허웅은 "괜히 (허훈에게) '넘버 원' 포인트가드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고다"라며 "열정과 투지, 기술 등 모든 부분에서 인정한다"고 말했다.

'형제 대결'에 초점이 맞춰지는 데 대해선 "훈이와 챔프전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제겐 매우 소중한 경기다. 우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서 "플레이오프 내내 매 경기 절실하게, 냉정하게 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허웅은 "시리즈에서 2승 1패로 앞섰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앞으로의 매 경기도 임할 것"이라며 "홈 경기든 원정 경기든 방심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쏟아붓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