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토고서 총선…장기집권 냐싱베 행보 관심

연합뉴스 2024-04-30 01:00:14

토고 총선·지방선거 투표하는 유권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서아프리카의 소국 토고가 29일(현지시간) 총선을 실시했다.

800만 인구 가운데 유권자는 약 420만명으로,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국 1만4천200곳의 투표소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토고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가 끝난 직후 개표를 시작해 엿새 안에 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는 임기가 기존 5년에서 6년으로 늘어난 국회의원 113명을 선출한다. 의석수도 91석에서 22석 더 늘었다.

이번 총선은 개헌을 앞둔 시점이어서 관심을 끈다.

지난 19일 토고 의회가 재의결한 개헌안은 의원내각제를 도입하고 대통령은 직접선거가 아닌 의회 간접선거로 선출하되 임기는 4년 중임제로 했다.

아울러 다수당 대표가 정부 업무를 관장하고 책임을 지는 임기 6년의 각료회의 의장을 맡도록 했다.

이에 야권은 개헌안이 애초 2025년 대선을 앞둔 포르 냐싱베 대통령이 여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간선으로 선출돼 최장 2033년까지 통치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기존 헌법에 따르면 냐싱베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2030년까지 5년간만 집권할 수 있었다.

포르 냐싱베 토고 대통령

AFP 통신은 59석으로 기존 의회를 장악한 여당인 공화국연합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승리하면 냐싱베 대통령이 실권이 있는 각료회의 의장을 맡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토고의 새 개헌안은 실권을 대통령에서 각료회의 의장으로 이양하는 내용이라며 공화국연합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냐싱배 대통령이 임기 제한이 없는 각료회의 의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의회가 재의결한 개헌안은 냐싱베 대통령이 아직 서명하지 않아 공포되지 않았다.

서아프리카 가나와 베냉 사이에 있는 토고는 한국의 절반 정도 면적에 인구 926만여 명의 소국으로, 냐싱베 가문이 50년 넘게 통치하고 있다.

1963년과 1967년 두 차례의 쿠데타로 집권한 에야데마 냐싱베 전 대통령이 2005년 2월까지 종신 통치한 데 이어 같은 해 아들 냐싱베가 대통령으로 추대된 이후 두 부자가 57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함께 치른 지방선거에서는 179명의 지역대표가 선출된다.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