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 특수에 '깜짝 실적'…낸드도 흑자 전환

데일리한국 2024-04-25 08:57:02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조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하반기는 돼야 낸드 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조8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조42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3.2%다.

매출은 1분기 실적 중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회사 측은 장기간 지속돼 온 다운턴에서 벗어나 완연한 실적 반등 추세에 접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8551억원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의 중심에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특수에 힘입어 수익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D램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SK하이닉스가 이날 공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D램 평균 공급가격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 올랐다. 다만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한자릿수 중반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M15X 건설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M15X 건설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특히 이번 실적에서는 낸드플래시 사업부가 흑자를 써냈다. 2022년 3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고리를 7개 분기 만에 끊어낸 의미가 크다. 기업용 SSD 수요가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SK하이닉스의 낸드 평균 공급가격은 전분기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비트그로스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회사는 1분기 D램 비트그로스가 한자릿수 중반 성장하고, 낸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16채널 기업용 SSD와 함께 솔리다임의 쿼드레벨셀(QLC) 방식 기업용 SSD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QLC는 하나의 셀에 4비트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1분기 낸드 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4350억원 이상, D램에서는 758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낸드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는 일반 D램 수요도 회복돼 올해 메모리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일반 D램보다 큰 생산능력(캐파)이 요구되는 HBM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생산이 늘어나면서 범용 D램 공급은 상대적으로 축소돼, 공급사와 고객이 보유한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우현 SK하이닉스부사장(CFO)은 "앞으로도 최고 성능 제품 적기 공급,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로 실적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말했다.